‘책의 날’ 장관이 선물한 책은?

2008.05.06 13:05:05

지난 4월23일은 ‘세계 책의 날’이었다. 에스파니아 카탈루냐 지방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과 장미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 축제일과 1616년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사망한 날에서 유래한 이 행사는 유네스코가 지정하면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라는 명칭을 얻어 세계적인 문화축제가 됐다.
책 읽는 버스, 시노래 콘서트 등 행사 다양
출판계와 서점가는 ‘책의 날’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준비했다. 직지 탄생고장인 청주에서 청소년 시노래 콘서트를 개최하고, 지역주민 독서 특강, 병원학교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책 잔치 행사, 소외지역 책보내기 사업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했다. 책 읽는 버스, 지하철 책 장식 등의 이동도서관과 설치 미술도 내놓았다.
인터넷과 영상문화가 지배하는 시대에 종이 책만 책이라는 인식은 사실 좀 답답하다. 특히 인터넷의 텍스트는 곧 그 자체가 책의 다른 형태에 불과하다. 하지만 종이 책의 상징적 의미는 아직 지배적인 구석이 있다. 이번 ‘책의 날’ 관련 행사들은 종이 책이 음악으로, 미술로 변신하는 다양한 변형이 돋보이는 컨셉이 많다. 책이 더 이상 종이가 아닐 수 있고, 그것이 책의 성장이자 대중과의 접합 부분을 넓히는 길이라는 인식으로 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책의 날’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4월22일 오전에 개최한 국무회의에서 유인촌 장관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책과 장미꽃을 선물했다. 책과 장미꽃을 선물하는 것은 ‘책의 날’의 전형적인 관례인데 명색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 행사를 치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유 장관은 직원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정서 함양을 위해 최근 발간된 인문ㆍ사회분야 도서를 직접 나눠주며 “21세기 첨단 테크놀로지와 디지털 영상시대에도 책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책 읽기에 적극 앞장 설 것을 당부했다.
‘촐라체’ ‘컬처코드’ 등 유명서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유 장관이 책 나눠주기 행사를 했다는 관례적인 내용이 아니다. 도대체 선정한 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책이 날’에 유 장관이 직원에게 권유하는 책. 대중들도 읽고 싶은 책 아니겠나. 그래서 소개한다.
증정 도서는 분야별로 총 5종, 최근 발행 서적 중 지명도가 높은 책들로 선정됐다. 먼저, 인문 교양도서로 리 호이나키의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녹색 평론사 펴냄/ 만3천원)가 ‘책의 날’의 이름으로 증정됐다. 책의 내용은 미국의 한 지식인이 궁극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근대 세계의 어둠을 뚫고 걸어간 오디세우스적 여행의 궤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상에서 진정으로 좋은 삶을 실행할 수 있는 가능성의 근거를 찾아 끊임없이 걸어가는 순례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문학 부분은 박범신의 ‘촐라체’(푸른숲 펴냄/ 9,800원) 실제 2명의 산악인이 촐라체 등반에서 겪은 조난과 생환이 경험을 모티프로 삼아 쓴 이 소설은 아버지가 다른 두 형제가 죽음의 지대인 촐라체에서 겪는 지옥 같은 경험을 담고 있다. 문명에 의해 상실돼 가고 있는 야성과 인간 한계의 벽을 넘어서려는 실존적인 기호들에 천착했다는 평을 얻었다.
사회과학서는 이정전의 ‘우리는 행복한가’(한길사 펴냄/ 1만3,000원)가 유 장관의 선물로 선정됐다. 경제학자의 눈으로 설명하는 행복한 경제학을 추구하는 이 책은 행복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흥미로운 서적이다. 경제학자 이정전이 행복에 관한 논의를 과학적 자료들을 소개하면서 이야기하고 통계 사실에 대한 과학적 해설과 함께 행복과 불행의 원인에 대한 자연과학자들과 사회과학자들의 이론 정리가 돋보인다.
경제경영서는 클로테르 라파이유의 ‘컬처코드’(리더스북 펴냄/ 1만3,000원)가 대상서적이 됐다.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코드. 세계의 고객과 시장을 깊숙이 이해할 수 있는 단서로 컬처 코드를 소개한 이 책은 각 문화에 있는 고유한 정신적 경향을 파악하는 것을 도와 기업들이 맞춤형 비즈니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주는 경제교양서로 각광받았다.
종교 분야에서는 로저 월시의 ‘7가지 행복 명상법’(김영사 펴냄/ 1만5,000원)이 꼽혔다. 현대인이 인간 존재의 중심인 영성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수련을 소개한 책이다. 배경지식을 시작으로 명상, 기도, 잠언 등을 제공하여 현대인이 충만한 삶을 쉽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적인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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