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자는 말보다는 큰 귀를 열어야 한다

2008.07.10 16:07:07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80여 일만에 대국민 담화를 내고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다. 지난해 12월19일 대통령 선거에서 절대 다수의 압도적인 몰표로 당선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경제 대통령’으로 열화와 같이 지지받던 분위기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다.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그토록 목마르게 기다리고, 절실하게 고대하던 지도자가 아니었던가? 무엇이 이명박 대통령이 호소하는 ‘의사소통’을 그렇게 가로 막았던가? 대통령은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말해왔는지. 불과 3개월 남짓한 지금, 대통령의 패착은 행동보다는 말이 앞섰던 점에 있는 것 같다. 총리나 장관, 비서실이 움직여도 될 일을 대통령이 나섰고 말과 행동에 전후좌우가 달랐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이 새벽부터 뛰었지만 ‘손과 발’은 전혀 뒤따르지 못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재산을 헌납하고 봉급으로 자선을 펼치며 피가 마르게 뛰는 국가지도자다. 외교적으로도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를 아울러 가며 자유무역을 주도하고 자원외교를 펼쳐가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마라톤 선수 같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선정을 펼치고 있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 한다. “약속을 지키고 있느냐”고 물어도 고개를 살레 살레 젓는다.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했던 사람은 물론 지지했던 사람들조차 회의적이다. 심지어 “지지를 철회하고 싶다”고 말한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대통령의 지도력에서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국민의 눈밖에 나갔다. ‘강부자’ ‘고소영’ 등 불필요한 핀잔을 듣더니 급기야 영어몰입교육을 발설해 언론의 몰매를 맞았다. 측근들의 땅 투기 사건도 예외가 없다. 취임 후 한미 쇠고기 협상은 절정을 이룬다. 수년 동안 현안문제로 대두돼 온 쇠고기 문제가 졸속협상으로 진행돼 지지율까지 20%대로 급락해 버린 것이다. 광우병을 앞세운 소고기 협상의 잘못은 급기야 한미자유무역협정(FTA)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우리가 목말라 하는 대목이다. 석유가 한 방울도 안 나오는 우리 현실에서 기름 값이 최근 60 달러 선에서 130 달러 선까지 무려 2배를 뛰어 넘었다. 가장 많이 급상승한 경유를 포함해 서민들의 움직임에 급제동을 거는 사례가 많다.
무역은 우리가 앞서서 해야 한다. 그래야 달러를 벌고 그 돈으로 석유 기름과 원자재를 사올 수가 있다. 자동차와 엘리베이터,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원유가 없이는 당장 살아 갈 수가 없다. ‘사느냐 죽느냐’가 걸린 셈이다. 문제인식이 중요하다. 국민 인식의 전환이 정말 절실하다. 자유무역은 세계적인 추세다. 어쩌면 우리가 앞장서서 주도해야 할 입장이다. 사람은 많고 자원이 빈곤한 나라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사람 능력을 팔고 지식을 팔아야 한다. 첨단 지혜와 과학을 팔아야 살아 갈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박근혜 의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박근혜 의원은 이제 단순한 지도자가 아니다.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바도 있다. ‘국정의 동반자’로 예우한다고 했다. 그러면 과감히 ‘국정 동반자’로 앞세워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심인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단순히 몰표를 준 것이 아니다. 우리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무엇인가 해결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열렬히 성원한 것이다. 해결의 열쇠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다. 그 열쇠로 ‘어떤 문을 여느냐’도 대통령에 달려있다.
분명한 것은 국가지도자는 말보다 큰 귀를 열어야 한다. 한반도 대운하라는 작은 약속을 지키느냐 안 지키느냐에 있지 않다. 중차대한 것은 대한민국을 선진화시키느냐 나락에 빠뜨리느냐에 있다. 가난을 박차고 성공한 기업인이 국가지도자가 된 뚜렷한 이유다.
이명박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기대를 건다.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히 능력이 있다. 혜안이 있다고도 믿는다. 인재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말보다 큰 귀를 열기를 바란다. 의사소통 문제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국민은 지금 목마르게 경제회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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