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본 작가의 특별한 한국사랑

2008.07.10 16:07:07

다고 기치로라는 일본 방송 프로듀서가 1983년 한일 도예가의 교류를 그린 방송을 통해 이천에서 도예가의 길에 막 들어선 조성주 씨와 인연을 맺게 된다. 이유 모를 공허감에 시달리던 그는 조성주 씨 가족을 만나고 이천을 찾으면서 마음을 채워 간다.
한국의 가족에게 위안을 얻다
2006년 8월, 다고 씨는 한국을 8년 만에 방문한다. 청춘의 무대를 생각하며 이천으로 가던 그는 직행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낯설음을 느낀다. 언제나 마시던 친근한 술이 아니라 새로운 독주를 마신 듯하다.
다고 씨는 40대 중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에서 문필가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는 가운데 이혼까지 하였다. 다고 씨는 지난 8년간 벌어진 일들에 대해 간간이 소식은 전했지만 막상 얼굴을 맞대고 설명하려니 난감하다. 과연 예전처럼 대해 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조성주 씨 가족은 그를 예나 다름없이 따뜻하게 맞아준다.
다고 씨는 조성주 씨네 가족으로부터 항상 과분한 사랑을 받았음을 새삼 깨닫는다. 20년여가 흘렀지만 그들의 관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조성주 씨 가족을 통해 추억 여행을 시작하고 또 다른 가족애를 느낀다.
저자는 “‘버블 일본’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 나라에서 위로를 얻었다”고 말한다. 그는 “타국에서 위안을 얻는 행위가 옳은 것인지, 여기서 그 시비는 따지지 않겠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예전의 이 나라에는 ‘버블 일본’에는 없었던 깊은 정을 가진, 활달한 인간세계가 살아 있었다고 하는 점이다”며 한국에서 느낀 인간적 감정에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거북이걸음 같은 만남, 진심 통해
이 책은 국경을 초월하는 인간적 교감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이방인으로서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바라보는 소회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1부에서는 다고 씨가 우리나라를 주로 방문하며 느끼는 두 나라 간의 문화 차이를 자잘한 생활 속에 그리고 있다. 또 조성주 씨의 장인으로서의 노력, 또 우리나라에서 도자기 명맥이 일시나마 끊긴 원인을 일본인으로서 설명하며 반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2부는 그동안 이어지던 교류가 8년간 소원했고, 다시금 다고 씨가 한국을 찾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소한 이야기. 세월이 흐름에 따른 조성주 씨 가족의 성장, 이천의 변모 또는 발전, 한국의 다이내믹함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고 씨가 20년여를 한 가족과 교류하면서 느낀 소회는 한국 문화 발전상과 함께 녹아있다. 아시안 게임 때부터 급격하게 이뤄나가는 한국의 문화 발전상, 그 속에서 성장해 가는 한 가족을 이국인의 시각으로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격동의 한국 민주화 현장 목격담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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