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신장암 환자 6849명 빅데이터 활용
AI로 신장암 5·10년후 재발 예측 알고리즘 개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재발과 전이 위험이 큰 신장암 수술 후 10년 이내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홍성후 교수,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최인영 교수, 김형민 연구원 연구팀은 신장암 수술 후 5년 및 10년 이내 재발확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AI 기계학습(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해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수집된 신장암 환자의 대규모 코호트(동일집단) 빅데이터(KORCC)를 이용해 6849명 환자의 데이터 중 신장암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31개를 두 집단 간 평균을 비교하는 통계분석 기법(T-test·카이제곱검정)을 통해 추출했다. 이 중 실제 임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10개 변수를 2차적으로 선택해 기계학습 알고리즘 8종에 적용했다.

그 결과, 적용한 기계학습 알고리즘 중 정확도가 높고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나이브베이즈 알고리즘' 결과 값이 가장 우수하게 나타났고, 나이브베이즈 알고리즘의 모수 최적화 작업을 통해 알고리즘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수술 후 5년 이내 재발 예측값은 0.84, 10년 이내는 0.79로 나타났다.

신장암은 아직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환자 빅데이터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않아 향후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 수립의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신장암은 발견이 늦어 '소리없는 암'으로 불린다. 옆구리 통증, 혈변, 복부 종괴 등의 증상이 모두 나타날 확률이 10~15%에 불과하다.

신장암 수술 후 대개 1~2년 사이 재발이 많지만, 수술 후 길게는 15년이 더 지난 후에도 재발했다는 보고가 있어 수술 후 재발이나 진행 여부에 대한 추적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암의 크기가 7cm 이상으로 크거나 림프절 전이나 신정맥 침범 등 전이 위험 요인이 있던 경우 재발률이 높고 주로 폐, 뼈, 간 등에 전이가 많이 된다. 재발되더라도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은 향후 임상의사가 신장암 수술 후 환자의 예후 관리와 개인별 맞춤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성모병원 2019년도 R&D성과창출 촉진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MIR MEDICAL INFORMATICS’ 3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