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산악인 故 김홍빈 대장 "마지막 등반까지 동행 특수장비"…추모 발걸음

2021.08.04 17:33:53

 

8일까지 산악인장…체육훈장 '청룡장'·등반장비 분향소 안치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당신의 불굴의 도전정신 기억하겠습니다"

8000m급 봉우리 14좌 마지막 도전지 브로드피크(8047m급) 등정 뒤 하산 중 실종된 장애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의 장례절차가 4일부터 산악인장으로 시작된 가운데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께 김 대장의 분향소가 마련된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1층 로비에는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추모객들의 참배가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한손에는 국화를 들고 김 대장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 한 뒤 고개를 숙이고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한 추모객은 김 대장의 손가락 없는 영정사진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본 뒤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영면을 바랐다.


불경이 쓰여진 책자를 펼쳐든 추모객은 국화에 둘러싸여 있는 김 대장의 사진을 보며 영면을 기원했다.

동료와 후배 산악인들은 분향소를 찾아 "밝은 미소로 떠났던 동료가 돌아오지 못했다"며 고개숙여 한참을 흐느끼는 모습을 보여 다른 추모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오후 4시58분께 브로드피크 완등 소식을 전한 뒤 하산을 하던 중 19일 자정께 해발 7900m지점에서 1차 조난됐다. 조난 지점에서 버틴 김 대장은 오전 11시께 러시아 구조대가 발견하고 끌어올렸지만 다시 추락한 뒤 실종됐다.

 

수색작업은 지난달 26일 가족의 요청으로 중단됐다.한 추모객은 "김 대장의 불굴의 도전정신은 장애, 비장애를 넘은 희망이며 용기였다"며 "실천으로 보여준 모습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또 분향소에는 김 대장이 평소 등반 때 사용했던 장비들이 놓여 돌아오지 못한 김 대장의 귀환을 바라는 듯 했다.

열손가락이 없는 김 대장이 빙벽을 오를 때 팔목에 부착하는 특수 제작된 빙벽장비를 비롯해 등산화, 머리 보호장비, 간식 등이 진열돼 추모객을 맞이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김 대장의 등반 업적을 기리는 체육훈장 '청룡장'을 추서했으며 분향소 한켠에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 국회의원, 각계 인사, 단체가 보낸 추모 화환도 분향소 곳곳에 배치돼 고인의 마지막 등반을 위로했다.

김 대장의 산악 후배는 "일반인도 오르기 힘든 8000m 고지를 장애의 몸으로 모두 오른 것만으로도 김 대장은 우리에게 희망이었다"며 "마지막 등정을 떠나기 전 했던 '꼭 완등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작은 힘을 주고 싶다'는 말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고 넋을 위로했다.

한 추모객은 "코로나19로 지쳐있을 때 김 대장의 완등 소식은 용기와 희망이었다"며 "마지막 등반은 열손가락 모두 펼치고 편하게 올랐으면 한다"고 추모했다. 
 
한편 김 대장의 분향소는 오는 8일 오전 영결식까지 운영되며 코로나19 여파로 입장인원이 50명으로 제한된다.

영결식은 분향소에서 간단하게 진행되며 김 대장이 산악인의 꿈을 키웠던 송원대 산악부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김홍빈 희망만들기 재단을 들른 뒤 문빈정사에 안장된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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