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얘기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죠”

2009.04.16 07:04:04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CBS라디오 에 출연해 "북한이 선택한 카드는 이번 기회에 6자회담 판을 깨고 미국하고 직접 대화하자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번 발표가 엄포는 아닌 것 같고, 상당히 강력한 메시지로 봐야 한다"며 "자기네를 6자회담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게 일단 분명해져야 한다는 메시지로 보여 진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성명에는 암시를 안 했지만 경제문제를 해결과 해 달라는 것이다. 미사일은 과거 클린턴 정부시절에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었다"며 "핵개발 문제와 관련해서는 9. 19 공동성명에서 약속한 여러 가지 지원들이 있다. 특히 9·19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이 핵개발을 종료하는 대가로 그리고 핵을 최종적으로 폐기하는 대가로 미북수교와 일북수교를 약속했고, 그 과정에서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적 지원과 에너지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지금 이행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일본이 납치문제를 이유로 해서 중유 제공 20만t 지원을 전혀 안 하지 않아 일본은 6자회담에 나올 체면이 없다는 얘기를 북한이 이미 여러 번 했었다. 미국도 수교에 대한 전혀 전망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차제에 오바마 정부하고 새판을 짜되, 9·19공동성명에서 약속한 것과 클린턴 정부 시절 거래 방식으로, 소위 경제 지원 방식으로 미사일 발사를 중지했던, 묶어서 큰 틀에서 새판을 짜고 싶다는 그런 메시지로 보여 진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의장성명에서 24일까지 제재대상과 제재품목을 내놓기로 되어 있는데, 그게 만장일치로 되어 있다. 그게 안 되면 안보리 본회의로 넘어오게 되고, 거기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기 때문에 소리만 요란했지 별로 실행력은 없다는 것을 북한이 알면서도 반발하는 이유는 그 핑계를 대고 새판 짜자는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는 4월 말까지는 기다려야 될 것 같고, 오바마 정부가 출범 초에 약속했던 핵 없는 세상, 이런 목표 달성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일정한 냉각기, 한 한 두 달 정도는 북한이 더 이상 강수를 두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내면서 냉각기를 거친 뒤에, 이면으로 비공개 양자접촉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클린턴 정부 시절이나 부시 정부 시절에도 북한이 강수를 두면 제3국에서 양자협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강온전략이라는 것이 온건한 방법을 쓸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때, 남북관계가 연결이 될 수 있을 때는 강온을 쓸 수 있다. 끊어진 상태에서 강온은 아무 의미가 없다. 소위 인게인지(engage)가 돼 있으면서 서로 연락이 되고 그 다음에 또 왕래가 이루어지고 당국 간 회담이 있을 때 강온전략을 써야 효력이 있는 것이지, 무관계 상태에서 강온전략은 결국 상대방의 강력한 반발만을 불러올 뿐"이라며 "지금 북한이 PSI 참여문제와 관련해서 상당히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여러 번 보내놨기 때문에 자기 말이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국지적인 충돌 가능성이 있어서 거기에 철저히 대비를 해야 되고, 특히 언론이 국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잘 이끌어 나가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15일로 예정했던 PSI 전면 참여 발표를 이번 주말로 연기함에 따라 오락가락 대응이라는 지적을 면하지 못했다. 대북관계, 한미관계 등 여러 가지 관계속에 내려진 판단이라고 보이지만 강공으로 갔다가 볼 4개로 1루로 보내는 격이 되는 일로 보인다.

김명완 happyland@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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