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큰 눈으로 바라봐야

2009.05.04 09:05:05

최근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뒤 숱한 어록이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이 우리 심금을 울리는것 같다. 단순한 말이면서도 이해-관용-포용-자기 낮춤을 포함해 아주 함축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인생을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 하고 고민하던 끝에 몇몇 친구들과 함께 “사랑띠잇기 운동”을 시작했다. “사랑띠잇기 운동”이란 아가페적 사랑의 멘토링 운동이다. 사랑이란 이해-관용-포용이란 관점에서 남에게 “베품과 나눔, 그 자체”다.
“사랑 띠잇기 운동”은 지식이 있는 사람이 부족한 사람에게 가르쳐주고 힘이 있는 사람이 고아-장애인-노약자들을 이끌어 주는 운동이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눔과 베푸는 활동을 하는 것은 아주 고맙고 의미가 높다.
“사랑의 띠잇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사랑의 띠잇기 운동’에 앞장서 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새롭게 깨달았다. 우리 사회에 선각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 뿐만 아니라 성철 스님도 계시고 테레사 수녀도 있다.
“사랑의 띠잇기 홈페이지(다음 카페)”에 모아 놓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살펴보면 둘째 며느리로서 시아버지를 모시게 된 실화도 있고 법무부가 취업 희망 수형자에게 후견인 제도를 마련한 일, 수원 지검이 결손 가정과 다문화 가정을 도운 얘기가 실려 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부터 재산을 기탁하고 월급을 털어가며 앞장서고 있고 정부와 자치단체, 대기업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자원봉사와 장학, 구원의 손길은 벌이고 있는데 그 노력의 끝은 어디쯤 될까? 어쩌면 우리 사회의 존명과 같이 할지도 모른다.
직장인들이 봉급을 털어 “잡 쉐어링(일거리 나누기)”을 하고 중앙일보 등 언론사들이 앞장서서 자원봉사를 하며, 종교단체들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해마다 자선활동을 펼쳐도 노숙자와 실업자들은 불어나는 현상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옳을 것인가?
얼마 전 우리 사회를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인사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과연 ‘행복한 세상’이란 무엇이고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는지는 상당히 의문이 갔다. 역사적으로도 ‘천당-극락-밀레니엄-무릉도원-샹그릴라’ 등 상징 용어도 많다.
그러나 누구라고 ‘선뜻 만들어 내겠다’고 용기를 내린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예수님은 천당으로, 석가모니는 극락으로 이끌어 주겠다는 것이지 지금 우리 세상을 아름답고 환상적인 행복 세상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니 ‘행복 세상’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은 용기가 가상하고도 큰 기대가 갔다. 물론 선언적 의미라고 알고는 있다. 실현 불가능이 예고 되있기도 하다. 직관적으로 보아도 하느님과 부처님 등 영험적 신이 괴력을 펼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사랑의 띠잇기 운동 본부’도 손수 직접 사랑을 펼치겠다는 발상이 아니다. 사랑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과 사랑의 수혜가 부족하면 살아가기가 불능한 집단이나 사람에게 연결 고리를 맺어 주겠다는 뜻이다. 실천가능한 자선운동인 셈이다.
이제 우리 세계는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고 사랑을 온누리에’ 펼치는 집단의 일원이 되고 싶다. 단순히 ‘성자의 세포’가 되자는 것은 아니다. ‘똥밭에 살아도 이승에 사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세상이 점점 어려울수록 ‘사랑의 큰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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