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독립기념일 유엔 연설...러 책임 묻는 결의안 유엔에 제출

2022.08.25 13:20:53

"러 미친 침략 전쟁, 막지 못하면 다른 나라로"
"올레니우카 전쟁 포로 폭사 비난…진상조사 시급"
"러, 자포리자 원전 철수하라"…IAEA 영구 관리 요청
구테흐스 "슬프고 비극적 이정표…전쟁 끝 안 보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는 침략 범죄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유엔에 관련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언론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77차 유엔 총회까지 러시아의 침략 범죄에 책임을 묻는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총회는 내달 13일에서 27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은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31주년이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이 되는 날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독립기념일을 축하한다"면서도 "세계가 우리의 독립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독립은 곧 여러분의 안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미친 침략 전쟁으로 세계의 미래가 결정되고 있다"며 "지금 러시아를 막지 못한다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다른 나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 점령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저지르지 않은 전쟁 범죄는 없다"며 의도적으로 방사능 재난, 식량·에너지 위기를 초래하고, 모든 국제법과 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도네츠크주 올레니우카 교도소 폭발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수십 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러시아 점령자들의 고의적인 살인은 유럽 역사상 가장 끔찍한 페이지 중 하나가 됐다"며 "유엔의 진상 조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는 현재 러시아군이 억류하고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핵 사고 위험 우려가 나오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과 관련해선 러시아군에 완전 철수를 요구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영구적인 관리를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세계를 방사능 재앙 위기에 빠뜨렸다"며 "러시아군이 유럽에서 가장 큰 자포리자 원전 지역을 전쟁터로 만들었다"면서 "현재 유럽과 인근 지역은 방사능 오염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핵 위협을 중단하고 즉각 철수해야 한다"며 "IAEA는 가능한 빨리 원전을 영구 통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러시아군의 드니프로페트로브스크주 차플리네 기차역 미사일 공격으로 수십 명이 사상한 것도 상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은 러시아의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 규정상 대면으로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 화상 연설은 이번이 3번째이지만, 지난 두 번은 이례적인 상황이었고 이번 화상 연설은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절차적 투표에서 15개 이사국 중 13개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지지했다. 투표에서 러시아는 반대, 중국은 기권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전쟁 발발 6개월을 "슬프고 비극적인 이정표"라고 말했다.

 

수많은 인권 유린과 인도주의법 위반, 수백만 명의 난민, 식량·에너지 위기 등을 나열하며 "이 무의미한 전쟁의 결과가 우크라이나를 훨씬 넘어서까지 느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자포리자 원전 상황에 대해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는 "경고등이 깜박이고 있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원전의 물리적인 무결성, 안전성, 보안을 위태롭게 하는 어떠한 조치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원전 안전은 보장돼야 하며 순수 민간 시설로 재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은 오늘날, 그리고 매일 우크라이나와 함께 있다. 러시아의 포탄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지지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강화할 뿐"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젤렌스키 정권에 책임을 돌렸다.

 

네벤쟈 대사는 "우크라이나 독립의 유일한 위협은 우크라이나 현 정부"라고 주장하면서 "(젤렌스키는) 서방과 상의 없이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폄하했다. "러시아의 특별 군사 작전 목표는 일관되며 성공적으로 달성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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