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그리스의 마지막 국왕이자 비운의 전 국왕 콘스탄티누스 2세가 10일 밤(현지시간) 아테네의 한 병원에서 향년 82세로 운명했다고 AP, 로이터,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테네 시내의 사립병원 히게이아 병원의 의료진은 AP통신에게 콘스탄티누스 국왕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10일 바 사망했다고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공식 발표 이전이어서 더 이상의 상세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1964년에 23세의 나이로 왕위를 계승한 콘스탄티누스 2세는 1960년 요트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민에게 인기가 높은 젊은 국왕이었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선출된 게로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정부를 뒤엎고 1967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그는 국민의 인기를 잃었다. 게다가 반쿠데타 세력을 통해 정권을 탈환하려는 시도까지 실패하면서 표면상 화해했던 군부와도 결별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결국 군사정권의 실권자 디미트리오스 파파도풀로스가 1973년 공화정을 선포하고 왕정을 폐지하면서 사실상 국외로 추방되며 무력한 존재가 되었다.
그 후 수십 년간 이집트 등 외국에 거주하면서 이따금 고국을 방문할 때마다 정계와 언론에서 일대 폭풍이 반복되자 나중에는 그의 존재가 정치적 위협이 되지 않을 정도로 노쇠한 것으로 판단한 정부가 귀국을 허락했다. 2013년 귀국한 뒤 부터는 국내에서 체류 하며 비교적 조용한 생활을 이어왔다.
그리스 공영방송사 ERT는 콘스탄티노스 2세 전 국왕이 82세를 일기로 아테네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지난주 그가 호흡기 질환으로 아테네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콘스탄티노스 2세는 1964년 즉위했다. 그러나 1967년 쿠데타를 맞닥뜨려 그리스를 떠나 군주제가 폐지되는 1973년까지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렀다. 1974년 그리스가 국민투표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채택하면서 콘스탄티노스 또한 그리스 최후의 왕이 됐다.
아내 앤 마리 왕비와의 슬하에 자녀 다섯명이 있다.
지난해 아테네 중심가에서 휠체어를 탄 채 가족들과 있던 모습을 보였던 것이 그의 마지막 공식 행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