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강 협회장은 사건에 대해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46분께까지 약 2시간45분동안 정당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강 협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강 협회장은 심사 출석 전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할 말 없느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은 성실히 (심사)받겠습니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법정에 들어갔다.
'송영길 전 민주당 당대표도 돈봉투 전달을 인지했는지', '누구의 지시로 자금을 마련했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강 협회장은 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엔 "오늘 조사 성실히 받았다. 아는 것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회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을 것이라 했는데 염두에 둔 시기가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엔 "있겠죠"라고만 답했다.
강 협회장은 이번 사건 피의자 9명 중 첫 번째로 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또는 내일 오전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 협회장은 2021년 5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의 당선을 위해 9400만원을 살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강 협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전달을 지시·권유하고, 지인으로부터 8000만원을 직접 조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협회장은 한국수자원공사 감사로 재직하면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은(뇌물수수) 혐의도 있다. 강 협회장은 한국수자원공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 19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강 협회장이 증거를 인멸하고 회유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