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베트남 법인 자금에 대한 횡령·뇌물 혐의를 받는 김준일 전 락앤락 회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뇌물 수수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는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전 회장 측은 "(혐의를) 전체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부 뇌물 수수자 등 공소사실이 정확하지 않은 문제도 있다며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후에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도 했다.

검찰은 베트남 당국과의 사법공조 내용을 공판에 반영하기 위해 시간적 여유를 두고 다음 기일을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국제공조를 통해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된 베트남 세무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회장 측도 사법공조가 마무리된 후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싶다며 다음 기일은 공판준비기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8월23일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사법공조 등 관련 상황을 확인한 뒤 향후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다.

김 전 회장은 2013년 7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공사비를 과다계상하는 방식으로 107만 달러(한화 약 14억4천만원)를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세무조사를 무마하려는 목적으로 베트남 세무 공무원들에게 3차례에 걸쳐 총 9만1천537달러(약 1억2천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원래 지난 3월 첫 공판이 예정돼 있었으나 김 전 회장의 불출석, 뇌물 수수자 불특정 등 공소사실의 미진함 등을 이유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2017년 자신이 보유한 락앤락 지분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고 회사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