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방문한 이재명 "폭염 대비 추경 필요…정부, 경제위기 극복 노력 부족"

2023.06.27 16:17:38

관악신사시장 방문해 '상인 간담회' 열어
"35조 추경에 정부·與 반응 미지근해 걱정"
"어려운 때 지출 늘려 호황기에 회수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전통시장을 찾아 올여름 예고된 폭염으로 서민들의 냉방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정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추경에 반대하고 있는 정부를 겨냥해서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신사시장에서 열린 '여름철 폭우·폭염·폭등 대책 마련을 위한 상인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여름 폭염에 대비한 서민 에너지 지원과 전통시장을 포함한 중소상공인들의 빚 문제 등 경제적 지원을 위한 추경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했데 정부여당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해 걱정"이라며 "정부는 돈이 없는데 왜 자꾸 돈을 쓰자는 것이냐고 말하지만, 지금 100만원의 가치와 호황일 때 100만원의 가치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원 배분의 합리성 측면에서도 어려운 때 지출을 늘려서 호황기에 그걸 회수하는 게 정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하는 시기라는 기존의 주장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우리가 국가공동체를 만들고 국가 권력에 복종하는 큰 이유는, 또 세금을 강제로 불평불만 없이 내는 이유는 국가공동체가 우리 삶을 지켜주고 생명·안전을 보장하고, 각자도생하는 것보다 함께 사는 게 훨씬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또 "이렇게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정부가 역할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가계·기업·정부를 경제 3주체라고 하는데 가계와 기업이 어려워서 경기가 침체되면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회복하는 게 기본 상식"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 피해 관련 대출 만기와 원자재값 상승,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주로 거론됐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떡집을 운영 중인 지연희 관악신사시장 부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대출을 엄청 많이 받았다"며 "올해부터 갚아야 되는데 (주변 주택) 반지하에 사람이 다 이사를 해서 인원이 줄었고, 그러다 보니 장사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원자재 가격이 인상돼서 떡도 2000원 하던 걸 2500원, 3000원으로 올렸다"며 "그러다 보니 장사가 또 안 된다. 서민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떡인데 가격이 인상되다 보니 그런 현안이 있다"고 토로했다.

관악신사시장 회원인 최재남씨는 "전기세가 이번 달에 10만원 더 나오는 것 같다"며 "상인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오름세인 것 같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추경을 하고자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젤 큰 게 지난 코로나 시기 대출이 많이 늘고 경기 침체로 가계 대출 부담도 엄청 늘었다"며 "소위 선진국들 중 가계부채가 1년 국민총생산을 넘어가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국가부채비율은 거의 늘지 않고 가계부채만 늘었다. 매우 깊은 경제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사실 국가가 져야 할 빚을 국민들이 떠안은 것"이라며 "국가 빚은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개인은 빚 때문에 죽고 파산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연체 문제, 대출 부담 문제는 심각해서 국민의힘도, 정부도 민주당이 제안하니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며 "필요한 일이고 대출 연기, 대출 원리금 일부 감면은 대선 때 모두가 공약했던 것이다. 약속했던 것인데 지금 와서 나 몰라라 하면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추경을 통해 지원하자는 것도 에너지 부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한전 적자 메우기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면 취약계층이나 정말 어려운 영역이라도 지원하자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시작 전 민방위복을 입고 주변을 돌면서 반지하 주택·상가 차수벽 설치 등 폭우 대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지역은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피해를 입었던 곳으로 구 차원에서 TF를 꾸려 1년 동안 대응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시장 일정을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으로 경기 불황이 심각하고 국내 경기도 매우 나빠 민생 경제 상황이 정말 안 좋다"며 "그런 상황에서 또 장마가 시작되고 작년에 피해를 입었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주민들의 불안이 상당히 높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걱정되는 것은 구조적인 민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부자감세로 인한 재정 핑계를 대면서 경제에 대해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방치하다시피 하는 것은 문제"라고 전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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