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의대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10일 하루 동안 전국 동시다발 휴진(외래진료·비응급 수술 중단)에 나선다.
50여 개 병원이 휴진을 예고한 상태지만 앞선 집단 휴진 때와 마찬가지로 응급·중증·입원환자의 진료·수술은 유지하기로 해 의료 현장에 큰 혼란은 없을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소속 19개 의대, 51개 대학병원 교수들은 이날 전국적인 휴진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인 '빅5' 중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등 4곳도 포함됐다.
지난달 말부터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의 주1회 개별 휴진이 있었지만, 전국적인 휴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의비는 지난 3일 온라인 총회 후 “교수들의 과중한 업무에 대응하고 환자들을 안전하게 진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할 경우 일주일간 집단 휴진 등을 포함한 다양한 행동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석 달째 빈 자리를 채워오며 물리적·체력적 한계를 호소해왔다.
전의비는 "의료 현장은 정부의 발표와 달리 한계 상황에 도달하고 있고 교수들의 정신적, 체력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경증 환자의 적극적 회송으로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하며 당직 후 휴진과 외래 조정을 통해 주당 60시간 이내 근무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휴진에는 전국 19개 의대 산하 병원 51곳 정도가 참여할 예정이다. 전의비에는 원광대, 울산대, 인제대, 대구가톨릭대, 서울대, 경상대, 한양대, 연세대, 강원대, 계명대, 건양대, 부산대, 건국대, 제주대, 이화여대, 고려대 안암, 고려대 구로, 전남대, 을지대, 가톨릭대 등 19개 의대가 참여하고 있다.
앞서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자율적인 휴진에 들어갔지만 참여율이 높지 않아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휴진에는 진료 일정을 사전에 조정해 참여하는 교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의비는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강행할 경우 '1주일 집단 휴진'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대 교수들의 1주일 집단 휴진이 현실화하면 진료·수술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법원이 요구한 증원의 근거 자료를 제출하는 한편 의료개혁특별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개혁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