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존중하는 국민적 풍토와 노력이 절실

2006.02.16 18:02:02

국회를 존중하는 국민적 풍토와 노력이 절실

최근 사학법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면서 두달에 걸쳐 공전되던 국회가 극적인 타협점을 찾아 정상을 되찾았다. 미국 제40회 수퍼볼에서 ‘한국의 아들’ 하인스 워드가 MVP로 선정되어 ‘피츠버그의 영웅’이 되고 원화강세가 두드러지는 격동하는 국제 변화 속에 뒤늦은 감은 있지만 퍽 다행스런 일이다. 그동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강경노선을 선택, 장외투쟁으로 사학법의 부당성을 호소해 왔다. 여야는 한치 양보 없는 대결로 치달렸고 농촌문제 등 민생이 외면된 채 예결산과 각종 법률들이 무더기로 통과됐다.
정가 혼란 속에 개각이 단행되고 각종 현안들의 검증이 소홀히 간과된 채 넘어갈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겨울 혹한에 폭설이 내리고 농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정치가 다시 국회로 돌아오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정국 경색이 올해만 있던 것은 아니다. 가까운 사례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에도 그랬다. 국회 의장석이 점령되고 집기가 날아다니는가 하면 와이셔츠가 찢어지고 주먹세례가 오가는 일들이 연례행사가 됐다. 국회파행 결과들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일방적으로 몰매 맞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의 수준도 어림짐작된다. 누가 국회의원을 뽑아준 것인데 ‘국민의 뜻을 대변하라’는 것은 않고 세력다툼에 큰 부담만 떠안은 느낌이다.
우선 집권당인 정부여당을 탓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열린우리당은 여소야대의 정국 속에 대통령이 탄핵의 시련을 겪었던 정당이다. 집권당이며 권력과 정보를 쥐고 있는 정당으로서 야당을 끌어안는 풍모를 보여줘야 한다. 국가가 지향하는 방향도 제시해야한다.
한나라당을 포함한 야당들이 지적하는 사안이나 악법들을 개선하고 대화와 타협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민주주의는 협상과 토론, 인내 없이는 뿌리내릴 수가 없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장외투쟁을 원내로 끌어들이는 데는 충분한 명분도 살려줘야 한다.
비가 온 뒤에 결국 땅이 굳는 법이다. 혹독한 시련과 지탄 없이는 미래지향적 선진정치가 뿌리내릴 수 없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정치에 나선다는 지도자들부터 불법을 저지르고 편법에 야합해서는 안 된다. 정권을 한손에 쥐려는 오만한 태도를 버려야한다.
그러면 ‘미래지향적 선진정치’는 진정 어디에서 나올까?
한마디로 말해서 국민의 마음과 행동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이 국회를 존중하고 기대하며 노력할 때 선진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또 높은 국민수준과 냉엄한 판단, 양심적인 행동을 보여주어야 정치지도자들의 수준도 드높일 수가 있다.
국민을 혹여 ‘농락’이라도 하듯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정치’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 통신수단이 발달되었다 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도청하거나 컴퓨터를 해킹하고 정보를 빼내어 악용하는 정치는 불법이며 단연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재벌이 돈으로 권력을 사고 언론이 권력에 유착하거나 법조인이 사회정의를 훼손하는 풍토를 과감히 씻어내야 한다. 우리 사회에 권력을 악용하거나 술수로 집권하려는 시도를 할 수 없도록 국민들이 용기있게 앞장서야 한다. 이는 국회가 정상화되고 민주적 ‘토론의 장’으로 뚜렷이 자리매김해야 실현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민들이 국회와 국회의원들의 결정을 성원하고 존중해야 가능하다. 또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변자로서 신성한 책무를 느껴야하며 국회의 떠나 길거리로 나설 생각을 말아야한다.
이제 21세기 국제화 시대.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를 버리고 분명한 사명감으로 행동해야 진정한 ‘미래 지향적 선진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대경영학과·대학원경영학과 졸업 I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I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I 시사뉴스주필(현) I
저서: 시사칼럼집 ‘21세기, 우리민족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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