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은가?

2006.03.06 10:03:03

누구나 ‘부자’(富者)를 꿈꾼다. ‘돈만 있으면 다냐’ 식의 부자에 대한 거부감은, ‘돈만 있으면 안되는 게 없다’는 조로 인식이 변하고 있다. 10억 만들기 열풍과 인생역전을 꿈꾸며 로또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붐을 이루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부자’는 진정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일까.

서울여대 한동철 교수는 국내 최초로 대학에서 ‘부자학 개론’을 창설했고, 최근 ‘부자연구포럼’을 개설해 주목을 받는 명실공이 ‘부자 전문가’다. 한 교수는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부자들의 삶은 많은 부분 왜곡돼 있고, 실제로는 ‘절약’과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부자에 대한 왜곡은 매스컴 탓이 크다”
‘부자연구포럼’의 성격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국민의 상당수는 反부자 정서를 갖고 있다. ‘부자’의 삶이 베일에 가려져 그 실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부자연구포럼은 부자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자들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 부자에 대한 불필요한 반감을 없애고 올바른 부자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회원들은 어떤 분들인가.
부자에 관련된 책을 쓴 저자나 부자 마케팅을 하는 전문직 종사자, 실제로 부자인 사람들 20여명이 우리 회원이다.

부자 전문가로 알려졌는데 자신의 소개를 해 달라.
외국에서 ‘부자 마케팅’을 공부했고, 다수의 대기업에서 자문가로 활동해 오고 있다. 대학에서 국내 최초로 ‘부자학’ 강의를 해서 많이 알려진 것 같다. 2004년 4월 몇몇이 결성해 세미나를 갖게 된 것을 좀 더 체계화시켜 지금의 ‘부자연구포럼’을 만든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실제 ‘부자’에 대한 편견, 오해는.
부자들이 돈이 많다고 외제차에 명품으로 도배를 하며 살 것 같지만 사실상 내가 만난 부자들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절약하며 산다. 자기 의지도 강하고 세금도 잘 낸다. 부자들은 투기나 탈세 등을 통해 돈을 모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재벌 1~4세 다 합쳐봐야 5,000명도 채 안 된다. 나머지는 모두 ‘자수성가형’ 자영업자들이다.

그렇다면 부자에 대한 인식이 왜곡된 이유는 어디에 있나.
극히 소수의 부자들이 만들어낸 것도 이유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매스컴이 끼친 영향’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자들을 알기란 쉽지 않다. 만날 일이 거의 없고 주위에서 접해보지 못했으니까 사실은 잘 알지도 못한다. TV 드라마 등에서 그려지는 부자들은 사치에 낭비, 탈세 등 나쁜 짓을 해서 돈을 모으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어 주변에서 접할 일이 거의 없는 서민들은 부자들이 다 그럴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개인주의 강해지면서 돈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그들의 삶은 어떤가.
진짜 부자들은 부단히 노력한다. 부자는 곧 1등이며, 강한 자이다. 박지성과 이건희,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에 처해졌지만 황우석 박사도 대부분 특정분야에서 1등을 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곧 ‘부자’다. 상대적으로 열등감에 괜히 비난하고 가진 자들을 욕하는 것이다.

‘부자열풍’에 대한 시각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70%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30% 정도는 부정적으로 본다. 부자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심리적으로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과거엔 민족과 국가주의가 강했으나, 지금은 개인주의가 강해지면서 돈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부자들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양극화는 어느 나라나 존재하고, 언제든 존재해 왔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양극화가 적은 편이다. 가까이만 봐도 중국의 경우 사회적 양극화는 훨씬 더 심하다. 우리나라 부자는 부자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부자도 많지만 못사는 사람들은 훨씬 더 못산다.

부자가 되려면.
첫째는 노력이요, 둘째는 절약이요, 셋째는 창업을 하라. 물론 그렇게 해서 살아남는 사람은 100명 중 3명도 채 안될 것이다. 그만큼 힘든 일이다. 하지만 쉽게 얻어지는 건 없다. 부자가 되기란 월드컵 4강에 드는 거나 진배없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거다.

부자의 기준은.
부자연구포럼에서는 현금 100억원 이상(재산 500억원) 가진 ‘절대적 부자’와 현금 10억원(재산 30~50억원) 이상의 ‘상대적 부자’, 재산의 10억 이상을 보유한 ‘한정적 부자’로 분류했다. 이 중 절대적 부자는 국내 300여명, 상대적 부자는 20만명 내외이고, 한정적 부자는 70~8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자기 분야 1등하면 부자될 수 있다”
부자들의 재산형성 과정은 어떤가.
부동산, 주식, 창업 중 실질적으로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게 사실이다.
60~70년대 때는 극도로 절약해서 창업을 하고, 거기에서 난 수익을 부동산에 재투자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미국식처럼 부동산은 줄고 주식형으로 변할 것이다. 국토는 제한돼 있지만 주식은 무한정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부자가 될 수 없나.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희박하다. 직장인들은 자기 행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대기업에서도 스톡옵션으로 월급 외에 다른 이유로 돈을 축적한다면 모를까 그런 게 아니면 사실상 월급쟁이가 부자가 되기란 어려운 일이다. 직장인은 자신의 노력으로 이익을 올려도 오너의 호주머니를 불려줄 뿐 자신은 부자가 될 수 없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창업이든, 어떤 전문분야든 간에 ‘자기 일’을 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부자 전문가’인 한 교수 본인도 ‘부자’인가.(웃음)
그런 편이다. 주식도 좀 있고... 내가 먹고 쓸 돈은 얼마든지 있다.
부자학 보고서를 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나라 부자 400명 정도의 설문조사를 통해 5월 중 그들의 인생, 철학, 재산형성 과정, 소비생활, 재테크, 문화 등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설문형식은 우리 회원들과 연계돼 실제 부자들을 상대로 익명으로 진행됐다.

홍경희 mete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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