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장례식

2006.03.06 20:03:03

오늘은 장례식에 다녀왔답니다...
우리 처음올때 많이 도와주신 인터넷까페의 방장님의 장모님(에구나.. 길다...)이
노환으로 돌아가셔서...
93이셨는데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이번에 돌아가셨습니다...

한국에서 장례식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나....
장례식을 무수히 가본 남편...
둘이서 손을 나란히 잡고 다녀왔습니다..
기독교식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입관하는 장례식장으로 갔습니다.
외국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멋진 관에 꽃들이 잔뜩 둘러싸여 있고
기독교식으로 목사님의 기도가 끝난후 목사님의 인도로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싶은 사람은 보라고 관을 열어줍니다...

유가족외에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는 극복이 힘든가봅니다...

그리고서 관을 진짜로 멋있는 리무진에 싣고
고인이 사시던 집을 한번 들렸다가
아래 사진에 나오는 묘지겸 화장터겸 마지막 장례식장으로 운구했답니다..

아무래도 머나먼 타국땅이나 보니 화장을 하는듯 합니다...
화장은 한국식은 밖에서 화장이 끝나도록 기다렸다가 고인과 같이 나오다던데
여기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멋지게 꽃으로 꾸며진 제단에
고인을 모셔놓고
목사님의 기도와 말씀을 듣고
유가족의 말씀을 듣고
참석한 사람 모두에게 꽃을 한송이씩 나누어 주어서
한송이씩 헌화한후
제단의 커튼이 닫히는 걸로 모든 것이 끝이랍니다...

그리고 남은 유가족과 모인 사람들은
집으로 가던지 행사장이나 레스토랑 같은 곳으로 가서 점심이나 저녁먹구...

영화에서 보면 참 멋있어보였는데
직접 외국식 장례식을 보니 웬지 마음이 허~~전합니다...
고인을 그렇게 덩그러니 제단에 모셔놓고 와도 되나???하는 생각에
물론 우리가 모르는 절차가 있기야 하겠지만...
<그림1>
잠깐 시간이 남는 틈을 이용해서 하람아빠와 같이 주변을 둘러볼수 있었답니다..
여기 부부의 묘지..
1998년과 1999년에 나란히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화목한 가정인지 자식들이 계속 편지를 써서 옆에 두었더군요...
예쁘지요?
<그림2>
여기는 시신을 모신곳 같지는 않고 그저 이름만 달아놓은것인지 어떤지...
잘 모르니...
나는 아마 시신을 세워서 묻었을거라 하고
하람아빠는 그냥 이름만 달아놓은 걸거라 하고...
아무튼 무진장 넓은 들판에 온통 이런 무덤입니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영화에서 나오는 멋진 묘비가 세워진 묘지들도 있던데
이곳은 최근에 세워진 곳인지 어떤지...
<그림3>
이런 형태도 있구...
우리는 산속 깊이 모셔놓고 고인이 편히 쉬도록 하는 편인 반면
이곳은 시내에서 3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위치입니다..
둘러보다보니 손자를 데리고 산책겸 할아버지 묘비를 찾은 할머니도 보이고...
어떤 아주머니는 새로운 장미 묘목도 가져다가 심고...
어느 노부부는 자신들의 자리를 찾는지 한가로히 산책하면서 둘러보고...
조~~용한 공원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림4>
신기한지 이것저것 둘러보던 하람아빠....
저 장미들은 다 묘지주인들이 자신의 묘지에 심은것 같습니다...
우리는 무덤주위에만 나무가 있어도 불길하다면 다 뽑아버리는데
여기는 도리어 바로 위에 심고...
참.. 문화라는 것이 가지각색입니다...
<그림5>
오래간만에 하람아빠가 치마입었다고 찍어준 사진...
이 사진 찍더니 살 빼라고 얼마나 구박을 하던지...ㅋㅋ
한국말로 하면 호상이라 다들 뭐.. 그리 슬퍼하지도 않고..
그저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돌아오면서 우리도 나중에 죽으면 이 머나먼 땅에 이렇게 묻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민생활이라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고 무지 좋은데
가끔 이렇게 슬프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람아빠랑 나는 난중에 어디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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