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산업의 전략적 진흥이 아주 절실하다

2006.05.11 10:05:05

최근 경기도 파주에 세계 최대의 LG 필립스LCD단지 첫 공장이 준공되고 고양세계꽃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우리 전시산업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전시회가 거의 없어 아주 안타까운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도권의 대표적인 전시장은 서울삼성동의 한국종합전시장(COEX)과 대치동의 서울무역전시장(SETEC), 일산대화동의 한국국제종합전시장(KINTEX) 등을 꼽을 수가 있다. 그러나 국제 인증을 받는 전시회가 보기 드물다는 지적이 많다.

또 장기적으로 연속해서 열리는 박람회가 보기 드물다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그 원인은 우선 전시회 주최자의 전문성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민간 주최자의 경우 운영을 위한 자금력이 영세하고 기획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협회나 조합의 경우에도 회원사들만 문호를 제한하고 있고 해외의 참가업체 비율이 크게 낮은 상황이다.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에 참가하는 횟수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나마 전문가들이 적고 정보도 부족해 몇몇 여행사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 원인은 정부의 전시통계가 미흡하고 정보가 부족하며 조정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제한돼 있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나날이 늘어가고 대형화 돼가는 국제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산업 진흥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시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세계적인 문화 예술이나 스포츠 축제, 어느 하나가 전시이벤트 아닌 것이 없다. 88 서울올림픽이 그랬고, 2002 한일 월드컵대회가 그랬다. 부산영화제나 대전엑스포, 모두가 대형전시행사였다. 시각을 통해 주목을 끌면 전시행사다.

세계적으로 전시산업이 발달된 도시일수록 삶의 질이 높다는 것도 관심거리다. 프랑스의 파리와 영국 런던, 이태리의 나폴리와 밀라노, 일본의 도쿄, 미국의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등등 모두가 훌륭한 전시산업 도시다.
우리나라가 전시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전시정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통계관리를 하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첫 걸음이라고 생각된다. 절대 부족한 국내 전시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전시 주최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고 세계 유명 전시전문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도 산업자원부와 외교통상부, 건설교통부,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들이 연합해서 새로운 시장 개척 아이디어를 찾아야한다.

행정자치부도 지자체들의 들쭉날쭉한 이벤트들을 정리하고 조정해야 한다. 꽃박람회가 잘 된다고 하면 이곳저곳에서 개최하고 너도나도 영화제 개최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빛 축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지역 특성과 환경, 추진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성공한 전시산업체로 에버랜드와 민속촌, 롯데월드를 꼽을 수 있다.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이 일찍이 중앙일보를 동원해 경기도용인에 대규모 부지를 매입해 성공했다. 3개 면단위 규모의 에버랜드를 지금 조성하려면 불가능할 것이다.

또 한국민속촌은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테마로 성공한 작품이다. 그리고 잠실 롯데월드는 88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의 재일교포 대형 자금과 노하우가 어울려 살려낸 작품이다. 그러나 산업적 측면에서의 상설전시장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가 없다. 삼성동 COEX는 결혼식장으로 더 알려져 있고, 대치동 SETEC은 잘 알려져 있지가 않다. 고양시 KINTEX는 성공여부가 아직 미지수다. 정부와 언론, 국민들의 관심부족이 그 원인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전시산업 진흥정책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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