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명품화로 농어민 위기 극복

2006.07.10 12:07:07

최근 미국이 우리 농산물 시장의 예외 없는 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국제개방화 추세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순서에 따라 착착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농어민들은 목숨까지 걸어가며 반대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사실 농수산업은 우리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간산업이다. 따라서 기초 산업인 농수산업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중요 교역 국가들로부터 받는 농수산물 개방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도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해야 살 수 있는 나라다. 외화를 벌어야 원유를 사오고 산업이 돌아간다. 달러를 벌어야 나라를 지킬 수가 있고 자녀들을 가르칠 수가 있다. 그런데 농수산물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 자동차와 전자제품 관세장벽을 높이겠다고 으름장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은 국가 간에 상품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모든 무역장벽을 없애자는 약속이다. 그런데 우리 농산물이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협정체결에 반대하고 있다.

사안을 보면 우리는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 들어서면서 쌀시장 외에는 이미 대부분 개방되어 있다. 다만 ‘도하 개발 어젠더(DDA) 협상’에 따라 FTA협정이 가속화 추세에 있고 칠레에 이어 한미협정에서 개방 폭과 수준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당장 쌀 시장 개방은 우리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농산물 자급률이 30%밖에 안 되는데 그 자급률마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쌀 10kg이 3만원 안팎인데 미국 쌀은 7천 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우리 쌀 시장은 경쟁력에 뒤져 초토화 될 것이 뻔하고 국제유가 추이에 농락당하는 것처럼 농산물 국제 가격에 종속화 된다는 점이다. 농산물이 무기화 되어 목을 조여 올 때에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전전긍긍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면 어떻게 풀어야 할까? 우리 농산물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산비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품질 향상을 통해 차별화가 시급한 것이다. 농업생태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생산량도 유지할 수 있는 작물보호기술 개발이 절실한 것이다.

선진국 사례를 보자. 뉴질랜드는 농수산국가다. 따라서 농어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공항 입국 때 농산물에 관해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어류남획 규제도 심하다. 뉴질랜드항공에서는 쌀로 만든 과자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가격경쟁력이 높은 농수산물 대체상품을 개발해 농어민들의 수익을 올려주고 명품화를 통해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도와줘야한다. 특히 쌀을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들을 개발, 정책적으로 쌀 수요를 늘리는 방법도 검토해 볼만하다. 그 중 손꼽을 만한 것은 민속주 개발이다. 우리나라 전통주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직까지 애주가들에게 사랑받는 전통주로는 고구려 술에 남양주의 계명주, 백제 술로 한산 소곡주, 신라 술로 경주 교동법주가 역사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주 외에도 전국 곳곳에 쌀로 빚은 동동주와 약주들이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의 전통주들은 대부분 농산물을 발효시킨 곡주가 특징이다. 이들은 포장이나 용기 디자인에 따라 수천원에서 수만원씩 거래되고 있다. 일본사께 따돌리기가 충분한 것이다.


영국 스카치위스키와 프랑스 포도주 코냑을 보라. 수백 년씩 연구와 개발 끝에 세계 명품으로 고부가가치 수입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농민들을 살리고 높은 수입도 올리는 것처럼 우리도 농수산물의 명품 개발, 제조판매로 농민들을 살려내야 한다.

배유현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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