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茶山의 四德論과 민본정치관

2006.07.24 09:07:07

예부터 전해오는 오복은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이다. ‘무병장수로 행복하게 살며 덕을 쌓는 생활속에서 하늘의 뜻대로 수명을 다한다’는 것을 이름이다.
조선시대 중기이후 이중 덕(德)이 빠져 사회갈등과 파벌,정치협잡,불신풍조 등이 많아졌다고 하자 ‘그럼 덕이란 무엇이냐’에 관심이 쏠렸다. 사전에는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으로 인격적인 능력을 뜻한다. 덕은 2000여년 동안 동양철학의 바탕이 되어온 것으로 ‘덕을 포괄한 삶의 원리를 공자는 인(仁 어짐)의 덕에서 발견한다’고 했다.
논어(論語)에서 모든 덕은 인(仁)에 의하여 원리적 기초를 얻게 된다. 공자는 인간학에서 덕성적 자아를 강조했다. ‘하늘은 나에게 덕을 주시었다’(天生德 於子)는 이말에 의하면 우리 마음속에는 실천적 덕성이 있는데 그것의 명령이 곧 도덕법칙이라는 자각에 도달한다.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되게 하는 것이 덕의 완성이라고 했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인 인의예지(仁義禮智)에서 4덕이 있다고 밝혔다. 측은히 여기는 마음 즉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인에서 단서가 된 것이며,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 羞惡之心)은 의에서, 양보하고 겸양하는 마음 사양지심(辭讓之心)은 예에서, 옳고 그름의 시비를 분별하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지에서 드러난다고 보았다.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인의에지의 4덕은 선험적으로 취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실천을 통해 비로소 성취된다고 했다. 공자는 정치를 덕으로 한다는 덕치를 강조했다. 즉 ‘어짊의 정치’ 인정(仁政)으로 정치의 근본을 삼았다. 인정을 다시 민본주의로 발전시켜 왕도정치에 도달한다. 맹자의 민본사상에는 나라나 군주보다 백성이 더욱 귀중하며 군주가 덕을 상실하고 정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백성을 위해 군주나 왕조를 교체할 수도 있다는 논리를 보여준다. 경우에 따라 비상시 혁명도 정당하다는 민본적 정치사상에 후세 왕들이 불온한 사상으로 배척하기도 했다.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은 ‘맹자절문’에서 이같은 내용을 삭제하려 했다. 맹자의 민본사상은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부의 균등분배 정책으로 전제(田制)와 교육균등을 주장했다. ‘대게 균등해지면 가난은 없다’고 했다. 맹자는 참된 정치란 백성들의 기본 생활보장, 정치인은 백성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백성의 뜻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했다. 맹자의 정치사상은 그 시대에는 비현실적이었는지 모르지만 백성의 입장을 중요시한 결단성등은 시대를 내다본 진보적 의미를 갖고 있다. 다산도 백성들이 추대한 최고통치자가 사회적 문제해결에 백성들의 의사와 배치되고 만족스럽지 못할때는 교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산은 정치사상에서 백성을 단순히 위민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최고통치자를 선택하고 변경하며 자신들에게 편리한 법을 만드는 주체적 권리소유자로 본 것이다. 맹자와 다산의 정치사상은 오늘날에도 정치지도자 및 통치자들에겐 시사되는 것들이 많다. 덕을 쌓는 일은 공맹자의 고담준론이 아니더라도 우리주위의 작은 일에서부터 마음먹기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다.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려 노는 한 어린이가 어린이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시간속에서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습성을 기를 수 있다면 덕을 쌓는 기초적 생활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어린이와 나눌줄도 알고 때로는 꼴찌한 어린이를 다독거리고 격려할 줄 아는 이 어린이의 도량이나 마음씨는 덕행이 될 것이며 이런 어린이는 왕따를 당하거나 왕자병에 걸리지도 않는다. 엘리트 교육에서 덕을 찾기보다는 덕은 잘 어울려 놀고 때로는 남몰래 리더십을 발휘하는 어린이에게 있다. 덕을 역행하는 악덕과 덕을 가장한 사이비덕행,자기 재산만 불리고 나눌줄 모르는 박덕, 무덕인 사람들이 정계,재계 등에서 판을 치고 때로는 오히려 큰 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유교의 덕치문화 뿌리와 잔재가 아직도 깊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는 남들이 모르게 덕행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그나마 우리사회가 이정도 굴러가는 것이 아닐까.
한영달/한국고전연구감정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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