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료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2006.12.01 17:12:12

고혈압, 심장, 당뇨 등 만성병 환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약 1천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성병 환자가 갈수록 폭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의 의료비 지출도 엄청나다.
실효성 있는 의료제도가 운영되지 않은 채 수술과 고가약 처방 등 만성병 환자가 의료관련 기관의 주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사회 환경이 방치되고, 국민의 병을 치료하는 의료제도가 의료기득권을 보장하는 장치일 뿐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제도가 되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정부가 만성병 환자들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대책도 여러 가지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이 보여주듯 그 성과는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타성적인 대책을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이제 원점에서 만성병 환자와 의료비 지출의 폭증 문제를 시급한 한국사회의 현안문제로 고민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과 사회 각 전문가 집단, 언론, 정부와 국회 등 국가의 지도층조차 이 문제의 원인과 해법에 관한 토론과 처방이 별로 없다.
의료계 내에서마저 극소수의 관계자들 이외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렇게 철저하게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동안 만성병 환자와 그 가족, 일반 국민들의 고통이 한계 상황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사회에서도 만성병 환자와 국민의료비 문제의 공론화와 다양한 해법모색, 국민적 공감대에 의한 실효성 있는 정책집행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제일 시급한 작업은 첫째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식품들과 담배, 술 등의 유해와 판매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철저하게 집행하면서 물과 공기의 기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둘째 이미 발병이 난 환자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질병의 예방조치가 훨씬 중요하고 또 경제적이다.
6~70년대식 예방 보건사업이 아닌, 국민건강증진 프로그램과 만성병 환자 관리, 빈곤층 치료를 전담하는 보건소의 대폭 확대, 지자체, 노인회, 부녀회 등의 자발적 조직, 건보공단 지역조직, 각종 생활체육모임 등 다양한 조직이 참여하는 국민건강증진 사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담보할 각종 프로그램 개발과 생활체육시설 확보, 동네공원 등 녹지화를 확대하고 이용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셋째 정부가 당뇨, 심장, 고혈압 등 주요 질환 연구를 위해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의 인프라확대에 기여했을 뿐 정작 가장 중요한 기능이 작동되고 있지 않다. 주요 질환분야만이라도 표준적인 진료지침을 만들고 선진적 의료기술의 조기정착화를 만들어야 한다. 국립암센터까지 운영하는 나라에서 일반 의료기관의 암 치료과정에서 표준진료 지침에 따르지 않고 수술과 고가약 사용이 방치되고 있다는 현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현행 의료체계에서 문제되는 것은 표준진료지침만이 아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이 쓰이는 하나마나한 건강검진과 고가장비의 이중사용, 고령환자에 대한 과잉치료, 건강보험 관리의 비효율도 심각하다. 척추, 관절, 당뇨, 암 등 치료과정에서 수술남용과 고가약 처방은 이미 만성질병이 돼버렸다.
넷째 약제비 비중을 선진국처럼 2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원가자료의 제출도 없이 복지부가 모호한 기준으로 정해주는 현행 약가제도는 국민불신의 근거이므로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2~40%대에 이르는 약값의 거품만 제거해도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 수 있다.
다섯째 만성병환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강화하여 등록프로그램이용자에게 각종 비용을 대폭적으로 낮춰 국민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
여섯째 침, 뜸, 풍욕, 단식 등 전통요법에 대한 연구와 공론화과정을 통해 돈이 적게 드는 치료법 중 부작용이 적은 치료방식의 제도화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이런 처방을 종합적으로 실천하면 국민의료비는 절반으로 줄고 만성병 환자의 폭증도 멈출 것이다.
우동석 dongs@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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