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이 만족하는 경제정책이 절실하다

2007.03.17 22:03:03

최근 서민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강도와 사기, 도난이 극심해 지고 있다. 22층 아파트에 사는 필자의 거주지도 엘리베이터 CCTV를 교묘히 피해 계단으로 15층에 침입한 도둑들이 현관을 부수고 몽땅 털어갔다. 도난 사건은 이제 흔히 듣는 얘기가 됐다.
어음 부도와 강도, 도난 사건 등 점점 강렬해지는 범죄 사건들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이 확산되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해 진다. 서민 생활이 어려워지고 극복하기 어려워지면 범죄를 선택하는 것이 자연 이치다. 범죄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엊그제 서울송파구문정동 재개발아파트 지역에서 유산균에 독극물을 넣어 돌린 30대 범인의 자백은 혀를 끌끌 차게 한다. 그는 “노점상을 하며 고생하는 자신의 어머니에 비해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나라 땅에서 편하게 살고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사회가 가일층 각박해지는 추세에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 사회 범죄의 특징이 점점 대상이 정해져 있던 과거 흐름에서 불특정 다수를 저주하는 형태로 급변해가는 추세로 보인다.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한결 더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서민들은 과연 무엇에 목이 마르고 무엇을 갈구할까? 서민의 희망은 단순하다. “등 따시고 배 불리 먹게 해 달라”는 것이다. 집 한 채 지니고 가족과 평안히 잠자고 처자식과 함께 오손 도손 이야기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 사항에 만족해한다. 서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북한처럼 호시탐탐 노리는 외적의 침략이 없고 집안 식구들이 건강하며, 자녀들의 학비를 댈 수 있고 주말에는 스포츠나 영화 한편 쯤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극히 상식적이고 소박한 요구 수준이다.
불만은 우리 사회가 서민들의 요구 수준을 맞춰주지 못하는 데 있다. 북한은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핵폭탄을 개발, 언제든지 실전에 옮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은 자국의 이해득실에 따라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복잡한 세계열강 속에 우리가 살아 갈 수 있는 묘책은 그리 많지 않다. 선택의 여지도 없다. 우리는 자원이 부족한 상태이어서 원유와 철광석, 곡물을 수입해야한다. 첨단과학과 정보통신 신기술을 개발하고 무역을 통해 가급적 많은 외화를 벌어들여야 한다.
문제는 내수 진작으로 국내경기에 끊임없이 새 바람을 넣어 줘야 한다는 데 있다. 이 부분에 우리에게 걸림돌이 많다. 땅값이 비싸고 인건비가 높은데 고민이 있다. 오를 만큼 오른 땅값을 조정하기란 손쉽지가 않다. 노사 협상과 분규도 큰 장애물이다.
궁여지책으로 중국과 동남아 인력을 채우고 북한 인력도 끌어다 쓰지만 제한이 많다. 급기야 대기업을 앞세우고 많은 기업들이 중국과 동남아에 현지 공장을 마련해 진출하고 있다. 북한에도 개성공단 조성 외에 주문식 생산을 통해 국제경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의 경제발전에 간간히 밭다리를 거는 것은 역시 안보 문제다. 우선 60만 대군의 상비군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 고정적 부담이 있다. 첨단 무기와 군비 경쟁도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남북한의 긴장 강도에 따라 협상 물꼬를 트는 지원경비도 만만치 않다. 수출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 구조는 국제 관세와 압력에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의 압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관세 압력을 견디다 못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지만 상대적 열세인 농산물 개방이 걸림돌이다.
그러나 나라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다. 그중에서도 서민들이 좀더 잘 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처럼 중산층을 끌어내리고 하향 평준화시키는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중산층을 부추기며 서민들이 신바람 나게 하는 경제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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