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의 교육관

2007.04.19 10:04:04

[문제] 제시문에 나타난 루소의 교육관을 정리한 후, 이 관점의 장점 및 단점을 비교 서술하고, 이에 따른 바람직한 교사상(敎師像)을 논하시오. (1,500±100자)

[제시문]

루소는 그가 살았던 18세기 당시의 사회적 부패상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소설적 형식을 빈 저서 「에밀」을 통해 자신의 교육 사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 국가나 사회 제도가 아동의 발달과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간이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면서 참되고 진정한 개체로서 자유롭게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교육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인간성의 성취를 위해, 교육에 있어서 자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루소는 이러한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을, 주인공 ‘에밀’이 한 청년으로 자유롭게 성장해 나가는 발달 과정을 예로 들어 보여주고 있다. 즉, 에밀이 12살에 이르기까지의 초기 교육은 책이 아닌 직접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습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유아 및 소년 단계에서는 신체 단련 및 감각 훈련이 중요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도덕관념이나 진리를 가르치지 말고 이성(異性)에의 준비를 행하는데 그치도록 권하였다. 이것을 소극( ) 교육이라고 칭하며, 가장 중요한 교육단계로 간주하였다. 서적이나 언어에 의한 교육을 피하고 어디까지나 경험을 존중해서, 소년기의 지적(知的) 교육 분야에서도 실물교육을 주로 하고, 감정육성·직업적 기술·수공업 기능의 수득( )을 주장하였다.
에밀에게도 가정교사는 있었다. 그러나 그 가정교사의 역할은 학과를 지도하는 일이 아니라, 에밀의 발달 과정에 따라 자유롭게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일이었다. 예컨대 에밀이 화가 나서 유리창을 깨뜨렸을 때 가정교사는 어떠한 질책이나 훈계도 하지 않았지만, 에밀 스스로 추위에 잠을 못 이루면서 후회하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방식’의 교육 과정() 속에서 에밀은 스스로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 특성들을 키워나가게 된다. 즉, 에밀은 사회적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 스스로 직접적인 관찰과 경험을 통해 인지 능력을 길러 나간다.
에밀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책은 「로빈슨 크루소」인데, 그는 이를 통해 문자를 익히고 좋은 간접 경험의 기회를 갖게 된다. 에밀이 14세가 되었을 때, 가정교사는 그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학습들이 결국 한 인간이 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었음을 스스로 깨닫도록 인도한다. 이로써 에밀은 타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치로운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에 이르러 비로소 에밀은 역사나 신학,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하게 되며,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답안 작성 길잡이]

루소의 교육관은 ‘자연주의’라는 말로 대변됩니다. 그는 인간은 본디 선하게 태어난다고 보는 성선설을 견지한 교육자로서, 타고난 선한 본성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이 삶의 참다운 모습이라고 파악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교육의 역할은 인간이 지닌 본래적인 성향을 내면에 고취시켜주고, 그것을 삶 가운데 맛보게 해 주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간의 자연 상태를 최대한으로 존중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중시하였습니다.
제시문에는 인간의 본성을 선하다고 본 루소의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면서 참되고 진정한 개체로서 자유롭게 성장해 나간다’는 부분에서 그가 인간의 선한 본성을 가정했다는 것을 충분히 추론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루소의 교육관은 그의 본성관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이를 파악하는 것이 논제 해결의 출발점입니다.

[학생 답안]

최근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아직까진 ①눈에 띄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②10위정도하는 경제부문과는 달리 대학순위에서 50위정도인 것이다. ③무엇 때문일까. 너도나도 자식교육에 열을 올리다보니,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무런 생각이나 목표 없이도 부모들의 강요에 의해서 무작정 공부한다. 대학순위는 이런 현실을 반영했을 것이다. ③그렇다면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일까.
루소는 지금의 세태와는 전혀 다른 교육관을 내세웠다. ④그의 저서에 나타난 교육은 아동을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인간으로 보아, ④자유롭게 성장하며 교육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⑤가장 중요한 교육시기인 유아 및 소년단계에선 이성이나 논리를 절대 주입하지 말고, 경험 즉, 신체 훈련과 감각 훈련을 중시하여 교육해야 한다. ⑥뭐든지 스스로 부딪쳐 본 후, 옳고 그른 행동을 구분하게 한다.
이런 교육관은 자유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며, ⑦사람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개성을 살려 본연의 특성에 맞는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이 방법은 아이가 공부에 대한 의식조차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유년기부터 억지로 책을 읽히거나 부모 생각대로 아이의 장래를 정하여 끌고 가는 방식보다 ⑧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경험에 의한 학습은 자신의 신체로 절실히 느낀 만큼 언어로 주입시킨 학습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유년기 시절의 경험으로 아이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개성이나 정체성 등 자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는 목표의식을 심어주는 것으로 후에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도 그는 원하는 것을 하며 자신의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다.
⑨하지만 모든 인간들이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듯이, 모든 아이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에밀 같을 수는 없다. 똑같이 자유를 중시하고 경험을 존중해 준다고 해도 부정적인 경험에서 정신적, 육체적 쾌락을 느껴 그 쪽으로 빠져버리는 아이도 분명 존재한다.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교육한다면, 그런 교육에 순조롭게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인간의 정체성은 하나가 아닐뿐더러 무조건 긍정적인 면만 따르지도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태어나면서부터, 혹은 생성됐을 때부터 존엄성과 특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주변에서 마음대로 몰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올바른 교육은 자유에 기본을 둬야 한다고 본다. 또한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전까지 언어로써 어떠한 선입견도 주입시키면 안 된다. ⑩주변에서는 단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발적인 행동을 도와줄 뿐이다. 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길을 걷는다면 어느 정도의 훈계는 필요하다고 본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인데, 더군다나 사회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아이가 스스로 완벽한 판단을 내려 행동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육은 아이를 존중하되, 어느 정도의 궤도는 이탈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강평]

① ‘눈에 띄는 결과’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지적 수준의 향상’, ‘문제 해결력의 증가’ 등 어떤 것을 눈에 띄는 결과로 볼 지 나타내 주어야 뜻이 분명한 문장이 됩니다.
② 경제 부문에서의 10위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어떤 자료에 근거한 것인지 제시해야 합니다. 띄어쓰기에 유의합니다. -> 10위 정도 하는 경제 부문과는 달리 대학 순위에서 50위 정도인 것이다.
③ ‘무엇 때문일까’, ‘그렇다면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일까’와 같은 문장은 불필요하므로 삭제합니다.
④ ‘그는’, ‘자유롭게 성장하며 교육받아야 한다고 보았다’로 고치면 보다 간결한 문장이 됩니다.
⑤ -> 또한 가장 중요한~한다고 주장했다.
⑥ -> 행위의 옳고 그름 또한 경험을 토대로 구분해야 한다고 보았다.
⑦ 루소는 인간의 본성을 자연스럽게 발현하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개성을 살려 본연의 특성에 맞는 인간으로 성장하도록’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사람마다 자신의 본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라고 서술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입니다. 뒷 문장이 ‘이 방법은’으로 시작하므로, 서술어도 ‘도와주는 방법을 적용한다’ 정도로 바꾸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⑧ ‘-라고 생각된다’는 논술에 적합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이다. 하다. 한다’와 같이 자신있게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⑨ 각자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에밀과 같은 교육과정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악행에 빠지는 학생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보았는데, 이는 루소의 가정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루소는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선한 존재로 보았고, 사회나 제도에 의해 악에 물들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밀’은 이상적인 교육과정을 제시한 것으로, 만약 에밀처럼 자유가 중시되고 경험을 존중받는 교육이 행해진다면 선한 본성에 의거하여 인간는 누구나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⑩ 결론 부분에서는 바람직한 교사상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하는데, ‘주변에서는’으로 표현함으로써 논제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루소 교육의 장단점에 의거하여 장점을 수용하고 단점을 지적하여 바람직한 교사상을 수립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루소의 지나친 자유방임주의는 비판받고 있는데, 훈계의 필요성을 드러냄으로써 이 점을 보완한 것은 적절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평]

논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은 모두 세 가지입니다.
(1) 제시문에 나타난 루소의 교육관 요약
(2) 루소 교육관의 장점 및 단점을 비교 서술
(3) 바람직한 교사상 서술
논제에서 이와 같이 제시한 것은 학생에게 서술 순서를 보여주었다고 보면 됩니다. 즉, 막연히 쓰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사항들을 반드시 포함하여 사고의 과정을 드러내라는 것입니다.
학생 답안에서는 (1)은 나타나 있으나, (2)는 적절히 서술되지 않았고, (3)은 분명하게 기술되지 않았습니다. 논제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리한 후 그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개요를 작성해야 합니다.
루소의 교육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선한 본성을 가정하는 것은 가장 핵심적인 사항입니다. 학생 답안에서는 본성과 개성의 개념이 혼재됨으로써 루소의 주장과는 맞지 않는 주장이 담긴 부분이 보입니다. 제시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루소의 교육사상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데,
-도덕 교육과 직업 교육을 경시하고 지적 교육을 배척한 점
-자유방임주의에 편중하여 시정지도(교사가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는 것)의 가치를 경시한 점
-개인 교육에 주력하여 사회 방면의 교육을 무시한 점
-가정 교육을 중시하고 학교 교육을 경시한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루소의 교육관에 입각한 교사상은 아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조력자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단, 루소의 교육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논제에서 ‘장단점을 논하라’는 부분은 이러한 과정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교사상을 정리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아동중심주의를 표방하되,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시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자발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사회적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포함될 수 있겠습니다.

시사뉴스 webmaster@sisa-news.com
Copyright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정민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