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의 성공을 한미FTA의 거울로 삼자

2007.04.19 10:04:04

‘봄이 찾아왔으나 아직 봄 같지가 않다(春來不似春)’.
매우 낯익은 금언이다. 그런데 어느 때보다 우리 가슴에 엄습하는 것 같다.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이 진통을 겪고 있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북-미 수교설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오가는 가운데 북한 대권 개입설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사회 전반이 주저앉고 침체된 요즘 세태 속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청량감이 샘솟는 소리가 문화예술계에 충격을 주고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지구촌 대중문화세계에 신기루처럼 태어나 열광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한국형 비보이들의 성공 사례다.
비보이(B-Boy)는 브레이크 댄스를 하는 청소년들의 줄임말. 브레이크 댄스는 젊은 혈기를 바탕으로 온몸을 활용해서 다이내믹하게 추는 춤이다. 중-고교 시절 학업에서 뒤처지거나 소외된 청소년들이 문화예술적 소질을 짜임새있게 계발해 성공한 것이다. 그들은 비디오나 인터넷 등을 통해 점점 수준 높은 기술을 터득하게 되고 팀까지 구성해 서로서로를 가르치며 독특하고 멋진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최근 눈썰미 좋은 우리나라 비보이 팀들이 문화 예술적 컨텐츠로 발전시켜 연거푸 세계대회에 우승하면서 새로운 한류문화의 장르로 까지 인정받고 있어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우리 비보이 팀 연기 수준이 세계적으로도 으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대회 ‘비보이 호다운(B-Boy Hodown)’에서 우리나라 ‘갬블러’팀이 우승한 지 일주일 만에 ‘맥시멈 크루’와 ‘갬블러’ 멤버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 ‘수퍼코리아’가 프랑스세계비보이대회 ‘배틀 올림픽 툴루즈(Battle Olypic Toulouse)’에서 프랑스팀 ‘에일리언즈’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수퍼코리아’ 멤버는 ‘맥시멈 크루’의 이글(이상진), 웨이크업(신대관), 미키(노희우)와 ‘갬블러’ 멤버 소(소재환), 브루스 리(신규상)등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비보이 멤버. 프랑스 주최 측의 강력한 초청까지 받은 바 있다.
‘맥시멈 크루’ 단일팀만해도 올해 캐나다 비보이대회 2관왕, 부산 익스트림 어웨이 우승, KB 국민은행 배틀대회 준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고 내년 초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비보이 음반까지 내놓는 등 야심찬 발전 계획을 갖고 있다.
‘갬블러’팀도 2004년 독일 ‘배틀 오부 더 이어’, 2004년 프랑스 ‘배틀 디메시’, 2005년 영국 ‘UK 챔피언십’에서 패권을 쥔데 이어, 올해 들어 미국의 ‘비보이 호다운’과 프랑스 ‘배틀 올림픽 툴루즈’에서 연속적으로 우승을 차지해 상승세를 타는 팀이다.
한국관광공사도 올해부터 비보이 문화가 ‘제2의 한류’가 될 수 있다며 한류 마케팅을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비보이를 주제로 한 연극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이 탄생해 이미 여행사 관광코스로 지정되어 있고 외국인 관람객도 평균 20%를 넘고 있다.
이 공연의 주최 측인 SJ보이즈는 브로드웨이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공연의 성공을 계기로 국내에선 비보이를 소재로 한 다른 공연들도 준비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한국의 비보이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생겨났고 비보이 세계대회에서 선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10여 개 팀 3천여 명에 이르는 우리 비보이팀들은 문화예술계에서 기존 관념을 깨뜨리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형성해 가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 뉴질랜드를 관광선진국으로 발돋움 시킨 것처럼 우리에게도 대중문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 FTA)이 체결됐다. 농축산분야 등 각 부문에서 피해와 실업자 양산도 예상된다. 그러나 무역자유화는 수출입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불가능을 극복한 비보이를 좋은 거울로 삼아 재기의 기회로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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