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거품빼기운동은 새로운 신호탄

2007.07.12 18:07:07

기름값, 핸드폰 이용료, 카드수수료, 약값, 은행금리 및 수수료를 5대 거품으로 규정하고 국민생활안정을 위해 가격심사위원회 구성과 원가자료제출을 하도록 하는 천만인 서명을 시작한지 3개월이 되었다. 지난 주말로 14만 명이 서명에 참여했고, 광역시도운동본부의 결성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지금은 시군구조직 확대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가두서명과 각종 간담회를 통해 만난 민심은 “진작 시작했어야 할 일”이라 했고,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국민들이 절대 다수였다. 인터넷상에 ‘5대거품빼기운동님들이 한국의 대통령’이라는 네티즌의 글에는 며칠 사이에 7만 여명이 접속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필자의 ‘기름값의 진실’이란 글도 며칠 사이에 2만명이 넘는 등 포탈 조회베스트, 추천베스트에 올라 있었다.
거품빼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정부당국과 정치권의 반응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기름값은 자율규제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던 산자부가 유통마진을 조사해 기름값을 인하하겠다고 하거나 통신사들이 핸드폰이용료를 낮춘 신상품을 내놓았다. 금감위원장이나 대통령도 카드수수료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약값과 은행금리, 수수료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 반응을 없지만, 금리인상계획이 한 달 늦춰졌다.
반면에 메이저 언론은 여전히 민심을 외면한 채 아직도 업계의 이해를 반영하기 바쁘다. 방송사들이 조금씩 각 품목별로 심층보도와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선 주자들도 이제야 민심의 소재를 알았는지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당국과 정치권 인사를 포함한 이 땅의 지도층이 국민들이 겪어온 고통을 외면해온 결과가 바로 5대거품 현상이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적인 반응에 희색을 보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국민관심이 멀어지면 언제든 다시 거품이 부풀어 오르고 국민생활을 옥죌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제도적인 대책, 즉 원가자료제출과 가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해 거품을 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5대거품빼기운동이 국민적 관심을 끌게 되자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이 운동을 폄하하고 운동의 정당성을 왜곡하는 색깔시비도 하고 있다.
거품빼기서명운동은 국민생활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기만해왔던 이 땅의 지도층의 행태를 엄중히 고발하는 과정이자 사회적인 정화과정이며 정상적인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래서 이 거품빼기운동에 대해서 보다 분명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5대거품빼기운동은 새로운 소비자운동이다. 기왕의 소비자운동이 일부 품목의 하자나 요금인하 등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5대거품빼기운동은 대표적인 독과점 품목 5개를 소비자들이 주권자로서 직접 참여해 제도적 개혁까지 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소비자운동과는 질적으로 달리한다. 또 과거의 반독점운동과도 차별성을 갖는다. 70~80년대의 반독점운동이 독점적 대기업 자체가 주된 타깃이 된 운동이었던 반면, 5대거품빼기는 국민생활의 안정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폭리구조를 바꿔서 소비자참여를 통한 적정한 가격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운동이다.
또 이 거품빼기 운동은 양극화의 완화를 결과적으로 가져온다는 의미에서 주권자들의 자구(自救)운동이라 말할 수 있다. 독점대기업의 폭리를 바로잡아 소득의 재분배를 가져옴으로써 양극화의 흐름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이다. 5대거품빼기운동은 20세기 말 문제제기로 그쳤던 시민운동시대가 끝나고, 21세기 한국사회에 주권자들이 직접 대안을 실천적으로 모색하는 새로운 흐름과 운동을 만들어가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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