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일상을 잠식시킨다 '오마르

2015.02.06 14:36:12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배경으로 분쟁이 개인에게 미치는 삶과 인간관계의 변화를 탐구한 영화.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의 이중첩자가 된 오마르의 선택을 테러와 비밀경찰, 우정과 배신 속에 녹여냈다.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수상을 비롯해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일상으로 끌어오다

 팔레스타인 제빵사 오마르는 여자친구 나디아를 만나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장벽을 수시로 넘나든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타렉, 암자드와 이스라엘 군부대를 습격하는 일에 가담하기로 한 오마르. 하지만 이스라엘 비밀경찰에게 잡히게 되고 그는 협박과 강요에 의해 이중첩자가 되는 조건으로 풀려나게 된다. 비밀경찰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벌이는 오마르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정, 사랑 그리고 평범한 삶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중첩자의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다시 장벽 앞에 선 오마르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비밀과 거짓말에 부딪치게 된다.
 제 66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수상을 비롯해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토론토영화제 공식 초청 등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부산영화제에 이어 아랍영화제에 초청되며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세계 영화제 러브콜에 이어 외신들의 열렬한 찬사까지 더해진 ‘오마르’는 유명 영화 비평 웹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1%까지 기록하며, 관객들의 믿음을 더욱 키웠다. 팔레스타인계 이스라엘인 감독인 하니 아부 아사드는 이번 ‘오마르’에서 주인공 오마르를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 세워진 장벽이 물리적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작용해 사람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담아낼 예정으로 모두의 기대가 모인다.

정부요원에게 입수한 이야기를 모티브

 영화 ‘오마르’의 소재는 지구 한편에서 현재도 진행중인 현실적 소재로 제작돼 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전세계인의 관심이 주목되어 있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배경으로 주인공 오마르를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 수십 년 넘게 이어져온 이 분쟁은 특히 2014년 여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가한 대규모 공습으로 국제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고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은 채 논란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끊임없는 분쟁과 고통 속에서도 평범한 삶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오마르의 모습은 특히 분단의 아픔을 지닌 국내 관객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실화인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단번에 영화로 제작해야 한다고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전작인 ‘천국을 향하여’ 촬영 당시 팀원 중에 군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첩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팀원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사람들 사이의 믿음과 믿음의 상실, 그리고 자신과 사회의 관계 등에 대한 심리를 잘 알고 있기에 실제 사건들과 감독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오마르’라는 작품이 탄생했다. 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이라는 상황이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 우정 그리고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탐구하고 싶었다고 감독은 말한다. 
 
팔레스타인 현지에서 촬영

 수 십 년의 분쟁이 이어져오며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팔레스타인에서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전작 ‘천국을 향하여’에 이어 ‘오마르’도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현지에서 촬영했다. 그는 “내 의도는 실제 팔레스타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장벽이 아무렇게나 도시를, 마을을, 사람들을 가로지르는 곳. 하지만 그 장벽을 기준으로 양편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그 곳을 말이다”며 분리장벽 촬영에 관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약 1년 동안 투자를 받아 팔레스타인에서 시작된 촬영은 먼저 서안지구의 난민 캠프에서 시작하여 나사렛, 나블루스 그리고 감옥씬을 촬영한 비잔으로 이어졌다. ‘오마르’ 촬영팀의 가장 큰 도전은 실제 세워져 있는 장벽을 찍는 것이었는데, 어느 높이까지는 촬영이 가능했지만 벽의 반대편으로 이동은 허락 받지 못해, 장벽 위를 넘는 장면은 세트를 이용해야 했다며 촬영진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벽을 오르면 실제로 군인들이 총을 쏘기도 해서 촬영팀은 줄이 잘 보이지 않게끔 설치해 진행했다고 전했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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