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2007.08.31 15:08:08

‘안락사’와 관련된 다음 제시문을 참고하여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제약’을 논의의 중심으로 삼아 논술하시오. (500자 내외)
(가) 미시간의 병리학자인 커버키언(Dr. Jack Kevorkian)은 말기의 환자들이 자살하는 것을 돕기 위하여 ‘자살기계’를 만들었다. 그의 기계는 금속막대에 세 개의 다른 병들이 걸려 있고, 그 곳에 정맥주사를 놓기 위하여 종류의 튜브가 달려있는 것이었다. 의사가 튜브를 환자의 정맥에 삽입하면, 무해한 식염수만 정맥에 흐른다. 그 다음에 환자가 스위치를 뒤집으면 이에 따라 혼수상태를 유발하는 약이 튜브에 흐르게 된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세 번째 병에 있던 독약이 따라 흐르게 된다. 자살을 보조하는 것은 미시간 주의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다. 1990년 6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었으나 아직은 자신의 삶을 끝내겠다는 결정을 할 능력이 있었던 애킨스(Janet Adkins)는 커버키언에게 연락하여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고통을 겪는 것 보다 차라리 죽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커버키언은 그녀가 그의 기계를 사용할 때 그 자리에 있었고, 그녀의 죽음을 경찰에 알렸다. 그는 그 후에 살인죄로 고발당했으나, 판사는, 애킨스가 자신의 죽음을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그 고발이 재판으로 진행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다음 해에도 커버키언은 다른 두 사람이 그의 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들은 그것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목숨을 끊었다.
(나) 1988년에 근대의학기술이 우리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한 사건이 일어났다. 유아였던 사무엘(Samuel Linares)이 작은 물체를 삼켰는데, 그것이 그의 기관(#氣管) 붙어서 산소결핍을 일으켜 뇌에 산소부족을 일으켰다. 그는 혼수상태로 시카고 병원에 후송되었고, 인공호흡장치가 부착되었다. 8개월 후에도 그는 여전히 혼수상태로 인공호흡장치의 도움을 받고 있었으며, 병원은 그를 장기적인 간호시설로 옮길 계획을 하고 있었다. 옮기기 직전에 사무엘의 부모가 병원으로 그를 방문했다. 그의 어머니가 방을 나간 사이에, 그의 아버지가 총을 빼들고 간호원을 협박해 쫓아냈다. 그 다음에 그는 사무엘의 인공호흡장치를 떼어 버리고, 아이가 죽을 때까지 그를 팔에 안고 얼렀다. 사무엘이 죽었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그는 권총을 버리고 경찰에 투항했다. 그는 살인죄로 고발되었다. 그러나 대배심원은 살인죄로 기소장을 발부하기를 거부했다. 결국 그는 권총을 사용함으로써 생긴 사소한 죄에 따라 집행유예판결을 받았다.
[학생 논술]
①인간의 자유에 대한 범위는 18C 이후 변화되어 왔다. 21C인 지금 인간의 생명에 대한 자유의 허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②인간의 생명에 대한 자유를 허용하는 주장에는 커버키언의 ‘자살기계’에서 알 수 있다. 애킨스가 자살하는 데 도움이 주었던 커버키언은 처벌을 받지 않았다. 또한 혼수상태로 연명하던 자식을 죽인 아버지조차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③결국 죽음에 대한 권리를 인간의 자유에 맡긴다.
반면 생명에 대한 인간의 자유 제한이 때때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④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밀의 주장과는 달리 인간이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는 가정으로 자유제한의 허용을 주장한다.
인간의 자유에 근거하여 ⑤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한다. 개인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가망이 거의 없고 살아서 다른 이에게 고통이 된다면 ⑤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한다. 물론 정부의 약간의 제한이 필요하다. 안락사 허용이 생명 경시 현상으로 이르지 않도록 적절한 범위에서 ⑤허용해야 한다.
[첨 삭]
① 전체 글 분량과 핵심 내용을 고려해 볼 때 적절치 않은 도입입니다. 삭제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②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이므로 ‘(가)에는 ‘자살 기계’를 통해 환자의 안락사를 도운 커버키언이 등장한다.’ 정도로 고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③ →이는 죽음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④ →밀은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에도 사회적 제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⑤ 비슷한 표현이 중복되고 있습니다.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여 주장이 반복되지 않도록 합니다.
[총 평]
시작 부분에서 논의의 범주를 너무 넓게 잡았습니다. 짧은 분량 안에서 논제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논의의 범주를 한정하여 좁고 깊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논제의 요구사항인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제약’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내려고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은 보입니다만 논의가 짜임새 있게 전개되지 못해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표현에 있어서 문장 호응에서 어긋난 부분 및 앞 뒤 문장이 부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부분 등이 있어 논점을 흐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첨삭과 조언이 필요합니다.
[구성을 체계화하여 고친 글]
(가)에서는 ‘자살 기계’를 통해 환자의 안락사를 도운 커버키언이 등장한다. 애킨스가 자살하는 데 도움을 주었던 커버키언은 처벌받지 않았다. 또한 (나)에서는 혼수상태로 생명을 유지하던 자식을 죽인 아버지가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한다. 살 가망이 거의 없고 살아서 다른 이에게 고통이 된다면 살아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안락사는 비합리적 판단에 따라 행해질 수도 있고,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으며, 훗날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기본적으로 환자의 죽을 권리를 인정하는 가운데 안락사의 오남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즉, 안락사는 허용하되 안락사 허용에 따라 우려되는 생명 경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범위가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여기에는 인간답게 죽을 권리까지 포함된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고 평안하게 맞이하고 싶다는 안락사의 기본 취지는 살리되,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현실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사뉴스 webmaster@sisa-news.com
Copyright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정민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