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힘

2007.08.31 16:08:08

해님과 바람이라는 우화가 있습니다. 해님과 바람이 길을 걸어가는 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나그네의 외투를 벗겨보려 했지만 바람이 강할수록 더욱 옷깃을 여미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해님이 따뜻한 햇볕을 계속 비추자 나그네가 더위를 참지 못하여 옷을 벗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 짧은 우화 속에서도 상대방의 마음 문을 열고, 더 나아가 그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근엄한 명령이나 강압적인 지시가 아니라 따스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 나갈 때 자신이 아무리 옳다 해도 억지로 순복시키고자 한다면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오히려 상대가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지요.
열왕기상 12장을 보면 솔로몬의 뒤를 이어 르호보암이 왕위에 오르자 백성들이 왕 앞에 나아와 과중했던 세금과 노역을 이제 가볍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부친이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 하였지요.
그때 르호보암 왕은 어떤 대답을 했습니까? 그는 자기와 함께 자라난 소년들의 말을 듣고 대답하기를 “내 부친은 너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부친은 채찍으로 너희를 징치하였으나 나는 전갈로 너희를 징치하리라” 합니다.
르호보암 왕은 자신의 권위로 백성들에게 심한 폭언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 한마디로 인해 백성들과 왕의 사이가 벌어지게 되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마음이 왕에게서 떠나 결국 나라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되는 비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아도 역대 왕들 중에 뭇 백성의 신임을 얻고 사랑을 받았던 왕은 오랫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반면, 폭군이라 불리는 왕들은 백성들의 원성이 점점 높아지므로 일시에 왕권이 무너지고 말았지요.
이처럼 머리된 사람이 온전했을 때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 많은 사람이 깃들고, 사랑과 신뢰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다보면, 간혹 상대의 부족함을 깨우쳐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도 무조건 내 뜻에 순복시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하느냐, 아니면 진정 상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한 예로, ‘눈높이를 맞춘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자신에게 기준을 두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기준에 맞춘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만일 부모가 자녀에게 “다 너를 위해 공부하라는 것인데 왜 공부는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느냐?”며 윽박지른다고 해서 공부하는 자녀로 변화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추어 먼저 그 마음을 헤아릴 때 가장 적합한 해결방법이 보입니다. 때로는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준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풀릴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시되는 행동 자체보다도 그러한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녀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면 자녀가 부모의 사랑을 전달받아 마음이 변화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0장 33절에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나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저희로 구원을 얻게 하라” 말씀하신 대로 모든 일을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모든 사람과 화평을 이룰 수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마음에 안겨 쉼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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