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나이 든다는 것 ‘위아영’

2015.05.05 00:24:14

 청춘 커플과 중년 커플을 통해 신세대와 구세대의 삶에 대한 의미를 위트와 통찰력으로 담았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전작 ‘프란시스 하’를 통해 흑백의 뉴욕을 배경으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20대의 꿈과 현실,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데 이어 ‘위아영’에서는 화려한 색감을 입은 뉴욕에서 펼쳐지는 평범한 일상의 반전을 선보인다.

21세기판 최신 사회생활 지침서

 뉴욕의 저명한 다큐멘터리 감독 조쉬(벤 스틸러)와 그의 아내 코넬리아(나오미 왓츠)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중, 자유로운 영혼의 힙스터 커플 제이미(아담 드라이버)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만나면서 마치 20대의 젊은 날로 돌아간 듯 하루하루가 파란만장하다. 하지만 만남이 거듭되면서 일상에 돌파구가 될 줄 알았던 생활이 또 다른 짐처럼 느껴지자 조쉬 부부는 혼란에 빠진다.
 ‘프란시스 하’를 통해 20대 취업 준비생의 웃픈 순간들을 리얼하게 그려내 동세대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노아 바움백 감독의 신작. 삶에 대한 감독만의 섬세한 관찰력으로 세대별 보통 날을 담아내고 있는데, 자유를 추구하는 20대 커플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중년을 통과하는 40대 커플에게 ‘멋지게 나이 드는 법’, 또는 ‘젊게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특유의 위트 있고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포착해내고 있다.
 감독은 ‘위아영’을 ‘코믹한 21세기판 최신 사회생활 지침서’라고 규정했다. 신세대는 구세대가 되는 것에 저항하지만 결국엔 그들도 나이 들게 되고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을 보며 ‘우리가 저 애들보다 잘했지’ 혹은 ‘저 애들이 우리보다 낫네’라고 그렇게 닮고 싶어 하지 않던 구세대의 모습을 하게 되는 것에서 착안한 바움백 감독은 바로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신구세대의 모습을 영화 속에 담았다. ‘위아영’에는 아이폰, 아이패드, 스마트 TV 등 최신 IT 제품들을 사용하는 나이 든 세대와 손수 가구를 만들고 보드 게임을 즐기며 LP로 음악을 듣는 아날로그에 푹 빠진 젊은 커플이 등장한다. 바움백 감독은 예측 가능한 일상을 이어나가던 40대 커플인 조쉬, 코넬리아 부부가 늘 움직이고, 교감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삶을 살고 있는 20대 힙스터 커플인 제이미와 다비 부부를 만나 자신들이 젊었을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는 공감 코드를 집어냈다.

캐릭터와 배우들

 벤 스틸러, 나오미 왓츠가 삶의 매너리즘에 빠진 40대 커플로,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아담 드라이버가 지금 당장 돌아가고 싶은 20대 커플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한다.
 배우, 감독, 작가, 프로듀서로서 활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벤 스틸러는 2014년 자신의 연출작인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로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위아영’에서 그가 맡은 역은 다큐멘터리 감독 조쉬. 자유로운 힙스터 커플을 만나며 삶의 자극을 찾게 되는 그의 역에 대해 노아 바움백 감독은 벤 스틸러를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다.
 그와 커플을 이루는 나오미 왓츠는 데이빗 린치, 피터 잭슨,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 등 쟁쟁한 감독들의 뮤즈로 블록버스터와 인디 영화를 오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배우다. 최근 ‘버드맨’, ‘세인트 빈센트’ 등의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그녀가 ‘위아영’에서 조쉬의 아내 코넬리아 역을 맡아 힙합 댄스 클래스에 따라다니는 등 코믹한 모습을 선보인다.
 ‘프란시스 하’ 이후 노아 바움백 감독과 2번째 작품으로 만난 아담 드라이버는 독특한 외모와 매력의 힙스터 다큐멘터리 감독 지망생. 자신은 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하기까지 하는 독특한 정신세계의 소유자인 제이미는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와 더해져 시너지를 발휘한다.
 그의 연인인 다비 역을 맡은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국내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할리우드의 가장 핫한 20대 여배우 중 한 명이다.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등에서 보여준 그녀의 사랑스러움은 영화 ‘위아영’에서도 매력적이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참여한 OST

 ‘위아영’은 코믹하면서도 유쾌한 2040 세대의 반전 일상에 세대불문 엄지를 지켜들 명곡들이 더해져 보는 재미에 듣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말이 필요 없는 위대한 밴드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자신의 음악을 스크린으로 들려준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에너지 가득한 인생을 살고자 하는 40대 부부 조쉬와 코넬리아와도 일맥상통해 젊게 사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기에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현실감있게 전달한다. 영화에 삽입된 ‘Nineteen Hundred and Eighty-Five’는 폴 매카트니가 비틀즈 해체 이후 그의 아내와 밴드 ‘윙스’로 활동하던 시절 발표한 곡으로 음반이 수록된 앨범 ‘Band On The Run’에서 가장 중추적이고도 극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트랙답게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현액된 또 한 명의 록 전설 데이빗 보위의 ‘Golden Years’부터 포리너의 ‘Waiting for a Girl Like You’까지 이름만 들어도 2040 세대 모두가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참여로 눈을 감고 영화 속 화려한 색감의 뉴욕 풍경을 상상할 수 있을 만큼의 풍성한 재미를 선사한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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