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과잉

2007.10.22 10:10:10

다음 제시문의 공통 주제를 찾고,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1,000±100자)
(가) ‘더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Mies van der Rohe)의 이 말은 전달될 필요가 있는 정보의 양과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정보전달 수단에 대해 내가 배우고 연구하면서 찾아낸 멋진 표현이다. 이것은 새로운 미디어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초보자는 "적을수록 좋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홈 비디오 카메라를 예로 들어보자. 캠코더를 처음 손에 넣으면 당신은 갑자기 넓어진 표현의 자유를 실험하기 위해 줌(zoom)과 팬(pan)을 아주 많이 시도할 것이다. 그 결과는 보여주기가 민망스러울 정도인데, 화면이 극단으로 덜거덕거리는 홈 비디오가 된다(가족들까지 끊임없는 패닝과 주밍 때문에 질겁하고 지겨워할 것이다.). 시간이 좀 지나 진정되면 이 새로운 자유를 좀 더 빈틈없이, 아껴서 사용하게 된다.
자유도가 너무 높으면 레이저 프린트의 하드 카피 결과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글자 모양과 크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되면서 현재 대학과 사무실의 문서-보통 볼드(bold), 이탤릭(italic), 음영을 사용한 것과 사용하지 않은 것, 세리프(serif)와 산 세리프(sans serif) 등 모든 종류의 글꼴과 크기가 무감각하게 사용된다.-가 오염되고 있다. 한 가지 글꼴을 고집하고 글씨 크기도 많이 변화시키지 않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을 이해하려면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더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
대역폭도 마찬가지이다. 광대역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억지 논리이다. 어떤 사람에게 더 많은 비트를 퍼부어야 한다는 발상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라디오 볼륨을 높이는 짓보다 현명하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
-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디지털이다’
(나) 데이터 스모그(data smog)는 단지 우리의 가정이나 전자 우편함에 날마다 배달되는 쓸데없는 광고지와 정보 쓰레기 더미뿐만이 아니다. 그것에는 우리가 상당한 돈을 지불하는 정보,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현란하게 흥미를 끄는 퀵 컷(quick-cut)의 텔레비전 광고들과 24시간 최신 뉴스 속보들, 요청한 것은 물론 요청하지 않은 팩스들, 저녁 시간 동안 잘못 걸려온 전화들, 애처롭게 호소하는 판촉 전화들, 그 시간을 전후하여 우리가 열심히 방문했던 웹 사이트, 매달 탐독하는 산더미 같은 잡지들, 자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손끝으로 돌려대는 수많은 채널들, 이 모든 것들이 데이터 스모그에 속한다.
- 데이비드 솅크, ‘데이터 스모그’
(다) ‘텍스트지향운동’ 이 조용하게 펼쳐지고 있다. 텍스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문자고 두 번째는 의미를 담은 모든 것이다. 텍스트지향운동에서의 ‘텍스트’는 의미 전달에 필요한 최소 규준의 표현 수단을 가리킨다. 따라서 텍스트지향운동은 표현의 과잉, 정보의 홍수가 불러오는 허위 정보 유포 같은 각종 문제점을 경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책임 있는 텍스트 사용, 정확한 출처 표시를 권장한다.
백 줄의 문장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문자이든 이미지이든 동영상이든 텍스트의 기반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것이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인지 쓰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자. 텍스트지향운동의 출발도 바로 이 지점이다. 내가 만든 텍스트가 어떤 맥락 속에서 읽힐 것인지, 표현하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보고 조심하자는 것이다.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텍스트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면 정보 과잉에서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인터넷 문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텍스트지향운동은 자원절약 캠페인이나 환경 운동의 맥락과 다르지 않다. 자전거타기 캠페인은 무조건 자전거만 이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교통수단을 선택하기 전에 환경과 우리의 미래에 관해 한 번쯤 생각해보자는 취지가 아닐까. 자전거타기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이라면 동네 슈퍼에 가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다. 10원 짜리 한 장, 물 한 방울을 아끼는 것의 목적은 그것이 가져다 줄 금전적 이익 때문이 아니라 절약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 한 방울 아끼는 사람이라면 허튼 곳에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텍스트지향운동도 그러하다. 브레히트는 이렇게 썼다. “나에게는 묘비가 필요 없다. 그러나 만약에 나의 묘비가 당신들에게 필요하다면 거기에 이렇게 써주기 바란다. ‘그는 많은 제안을 했다. 우리는 그것들을 받아들였다.’” 텍스트지향운동은 인터넷이 공공재로서 역할을 유지하고 더 유용한 정보 교환 도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한 여러 제안들 중 하나다. 텍스트지향운동이 더 나은 모습으로 다듬어질 수 있도록 비판해주기 바란다. 누군가 제안한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일 것이다.
- 미디어 오늘 2005년 7월 21일
①현대사회에서 정보는 중요하다. 물론 과거에도 정보는 중요했다. 하지만 ②과거에는 누가 정보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누가 어떠한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과거에 비해 유통되는 정보의 양이 ③통제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게 되면서, 누구나 다량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의 과잉 유통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각 제시문에서도 이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는데, 과잉 유통되는 정보의 심각성과 관리의 필요성 및 사용 방법에 대한 언급이다.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면 검색결과는 다양한 분야에서 제공된다. 하나의 주제에 관련하여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얻는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검색결과가 자신이 찾고자 한 정보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되지 않는 정보라면 확인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겠지만 ④검색결과로 나온 수많은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또한 일치하는 정보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가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것이라면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드름 피부에 좋다는 약이나 민간요법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검증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용할 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질 수는 없다.
그러므로 정보 과잉 유통 사회에서 각 개인은 정보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활용할 줄 아는 ‘노웨어(know-where)??능력이 필요하다. 이 때 개인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는 교육시설을 확충하고 정보 선택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⑤정보를 배출할 때 개인, 단체를 막론하고 정보 출처를 확실히 밝혀 책임 있는 정보 유통을 확보해야 한다. ⑥이렇게 개인과 국가 간의 노력이 함께할 때 깨끗하고 핵심적인 정보 유통을 가질 수 있다.
① 필요없는 부분이므로 삭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중복되는 ‘누가’를 생략하고, ‘어떠한’을 ‘어떤’으로 고쳐 간결하게 씁시다.
③ ‘통제할 수 없을 만큼’이라는 표현은 부정적 의미로 쓰였는데, ‘누구나 다량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은 이러한 원인과 잘 들어맞지 않습니다. ‘다량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가질 수 있게 되었다’에 앞설 내용은 정보 유통량이 많아지고, 정보 접근성이 향상되었다는 정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보 접근성의 증가에 관한 내용을 ② 앞에 놓고, 다량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제 단순히 많은 정보를 보유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④ ‘작업’이 주어인 어색한 문장입니다. ‘검색 결과로 나온 수많은 정보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⑤ 어색한 문장입니다. ‘개인이나 단체는 정보를 생산·유포할 때 신중해야 한다. 특히 불확실하거나 근거가 불분명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정도로 고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⑥ 꼭 필요치 않은 문장이므로 생략하도록 합니다.
논제의 요구사항 및 제시문 내용을 잘 파악했습니다. 정보 공해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도 적절히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 대응 방안을 제시한 마지막 단락은 도식화된 느낌이 듭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서술할 때 많은 학생들이 정부 차원의 노력과 개인의 노력으로 나눠 서술하곤 합니다. 방법이 구체적이고 참신하다면 이런 방식의 제안도 설득적일 수 있으나, 피상적 차원의 논의에 그치고 만다면 판박이 답안이라는 판정을 받기 쉽습니다. 정보 공해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정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 적절한 예시 등을 덧붙여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번역투의 문장은 자연스러운 우리말 문장으로 고쳐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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