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영혼과 만나다

2007.11.15 13:11:11

13인의 세계적인 여성 현대미술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뜨거운 자의식과 에너지로 감동적 작품을 남긴 그들의 삶의 흔적을 따라 떠난 기행서. 저자는 거장들과의 교감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로 쏟아냈다.
니키 드 생팔에서 낸시 스페로까지
뽕삐두 미술관 옆 스트라빈스키 분수 등 밝고 아름다운 공공 미술을 창조해온 니키 드 생팔, 94세의 나이로도 청년 같은 투지로 거대한 거미를 만들고 있는 루이즈 부르조아, 르노와르나 로트렉 등 인상파 화가들의 모델에서 스스로 화가가 된 몽마르트르의 서바이버 쉬잔 발라동, 프랑스 누벨바그의 어머니로 불리는 영화감독에서 설치미술가로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네스 바르다 등 프랑스 여성 작가들을 시작으로, 릴리스나 시렌느 등 역사가 저버린 여성들을 신화적 주체의 이미지로 부활시키고 있는 키키 스미스, 천재적 재능으로 조각의 고정 관념을 바꾸는 실험적인 작업을 해나갔으나 뇌종양으로 요절해버린 에바 헤세, 대형 광장에 전광판과 텍스트 미술로 프로파간다 미술을 실천해온 제니 홀처 등 독일 여성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삶을 소개한다.
게이, 드랙 퀸 등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친구들의 삶과 사랑을 일기처럼 사진에 담아내고 있는 낸 골딘, 대표적인 반전 미술가로 영웅적인 여성 이미지를 창조해 온 낸시 스페로 등 미국 여성작가들 또한 빠질 수 없다.
여성 작가 전문가의 감성 언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 초현실주의자들의 어여쁜 뮤즈로 머물 뻔 했으나 스스로 창조적인 작가의 길을 찾아간 레오노라 캐링턴, 대지와 몸이 일체되는 작업으로 고향 쿠바 토착인디언들의 의식을 부활시키려 했으나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비극의 생을 마감한 아나 멘티에타, 1960년대에 일찍이 예술과 비예술의 구분을 넘어 미술과 대중이 서로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예술을 실험해 온 리지아 클락 등 남미의 여성 작가들의 삶과 작품이 컬러 화보와 함께 소개돼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발로 쓴 기행서라는 것. 고려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를 나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8대학 여성학과에서 여성 미술에 관해 공부하며 박사과정을 수료한 저자는 자신이 사랑한 여성 미술가들의 전시를 직접 찾아다니며 이 글을 썼다.
미술사적 지식을 나열하기 보다는 그림 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땀과 눈물과 영혼을 감성적 언어로 전달하는 저자의 접근 방식 또한 새롭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완간 후 펴내는 여성경험총서시리즈 3권 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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