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나는 삶의 기록

2007.11.30 12:11:11

‘사이비 기자도 말 좀 합시다’로 알려진 이형실 기자가 자신의 일상과 생각, 주변의 이야기들을 모아서 ‘사랑해줘서 고마워요’라는 산문집을 냈다. 두 번째 저서인 ‘당신은 사랑입니다’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 책은 사랑이라는 테마와 감동적인 일화를 중심으로 따뜻한 삶의 태도를 담았다.
지인과 술자리에서 세상사 이야기하듯
저자는 세 번째 발간하는 이번 책을 “혼을 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 책의 에필로그를 통해 저자는 1998년 첫 번째 저술한 ‘사이비 기자도 말 좀 합시다’는 “건성으로 만든 독자를 우롱한 책”이라는 파격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2001년 두 번째 발간한 ‘당신은 사랑입니다’ 또한, “열정만 앞섰지 혼을 담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며, “창피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저자는 “오로지 글 쓰는 기술과 재주만으로 요술을 부린 지나친 자만”을 이번 책을 저술하면서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한층 성숙한 내면 덕분인지, 이번 저서는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 하는 그런 곳에서 사람 냄새 맡으며 살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이 잘 녹아 있다.
이 책은 인간냄새 나는 아름다운 일화나 자신의 감정에서부터 국가와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의식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독자에게 소소한 말 걸기에 가깝다. 지인과 술 한 잔하며 이런저런 세상사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다.
다양한 지식의 성찬
저자는 소설, 영화 등의 대중문화를 비롯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와 각종 풍문, 유명한 문구와 고전 등을 총동원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한다. 아내에 대한 사랑과 존경, 기자 생활 등 개인적 이야기도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이 같은 개인적 경험은 용서, 봉사, 노블리스 오블리제 등의 덕목과 국가에 대한 애정, 비인간적 풍토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연결된다. 때로는 수필집으로, 때로는 자기개발서로, 때로는 자서전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저자의 솔직한 자아반성과 고백이 신선하다. 아내를 존중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사실은 나도 아내에게 함부로 말할 때가 많다’고 하거나, ‘지천명의 나이를 넘겨 살면서도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해 본 적은 없다’고 술회하는 대목 등 다른 산문집에서 찾기 힘든 솔직함이 친근함을 더한다.
방대한 인용을 통해 잡다한 지식을 접하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기자 특유의 다양한 경험과 여러 분야의 지식이 가득 담겨 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책 표지의 능소화 그림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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