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지혜 기자] 가을철 산행이 늘어나면서 각종 등산과 관련된 건강상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등반은 신체에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등반 전 1개월 이상의 시간을 갖고 운동으로 근력을 단련하는 것이 좋다.
체력에 맞는 탐방로 선택
산행 전 충분한 스트레칭은 필수다. 평소 운동량이 적고 등산 경험이 적은 경우는 근육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흔한데 스트레칭은 최소한의 관절 및 근육의 무리를 예방해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산행 전 안전을 위한 수칙으로 2인 이상 동반할 것을 강조했다. 가을철 쌀쌀한 날씨에 대비해 복장을 점검하고 여벌의 옷을 준비해서 저체온증을 예방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탐방로를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단풍만을 목표로 초보자가 무리한 코스로 산행하다 건강상 큰 문제가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당뇨 또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둘레길 등 수평탐방로를 이용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산행이 끝날 때까지 체력의 30%는 비축해 만일의 사태에 예방해야 하며 산행 중 가슴이 답답하거나 식은땀이 날 경우 휴식을 충분히 취한 후 무리하지 말고 하산해야 한다. 더불어 음주 산행은 안전사고의 주원인으로 산행 중 음주는 절대 금해야 한다.
가을철 산행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심장돌연사다. 일교차가 커지는 10~11월 사이 심장돌연사 위험이 높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국립공원 내에서 발생했던 사망사고 115건 중 심장돌연사가 58건으로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10월과 11월에 발생한 사망사고 26건 중 심장돌연사는 15건이다.
신체가 갑작스런 기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심장돌연사 위험이 평소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공단은 “산행 중 심장돌연사 예방을 위해 사전에 심폐소생술을 숙지하고 산행에 나서면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목격자가 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율을 80% 이상 높일 수 있으나, 심폐소생술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4분만 지나도 생존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면 환자의 호흡이 돌아오거나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계속 시행하여야 하므로 혼자서 하기에는 체력적 소모가 크다. 심폐소생술을 익힌 2~3명의 사람들이 교대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발바닥 미세 외상 ‘족저근막염’
무리한 산행은 발바닥 통증에 시달리는 족저근막염을 불러올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반복적인 미세 외상에 의한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으로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졌거나 걷기를 오래 한 경우 잘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족저근막염’ 환자는 2배 증가했다. 일산병원 정형외과 윤한국 교수는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졌거나 걷기를 오래 한 경우 발생하기 쉬운데 최근 취미 생활의 증가로 인해 등산 조깅 에어로빅 등과 같은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족저근막염의 발생율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40~60대 여성에게서 뚜렷한 증가양상을 보인다. 윤 교수는 이에 대해 “높은 연령에 체중이 많이 나가고,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족저근막의 유연성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한다면 족저근막염이 잘 생길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40대에서 60대 여성에서 많이 발병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가벼운 산행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단계를 높여나가는 것이 좋다. 불편한 신발을 착용하지 않고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예열해주면 도움이 된다. 평소 과체중이나 평발 오목발 당뇨 관절염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들은 낙상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골량의 감소와 미세구조의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적인 골격계 질환인 골다공증은 뼈가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에 등산 중 흔하게 있을 수 있는 낙상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골다공증에 이환된 환자들은 사소한 외력에도 쉽게 뼈가 부러지므로, 골절로 인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바로 선 상태에서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거나 손을 짚는 정도로도 손목 척추 고관절 등에 골절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골절로 인한 통증이 나타나 병원을 찾게 되고 치료 중에 골다공증을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골다공증과 관련이 높은 골절은 손목 척추 고관절의 골절이 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의 경우 골절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40%까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도 산행이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가파른 코스의 경우 관절의 과굴곡이 잦아지면서 체중의 10배 이상의 압력을 계속 가하는 형태가 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도 골다공증과 마찬가지로 작은 외력에 큰 손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가파른 코스의 등산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