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 끝자락.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앉은 노동자들. 땅이 꺼지는 한숨을 토해놓는다. ‘기간제 사유제한’ ‘동일노동가치 동일임금’ 등의 내용이 빠진 비정규직 보호법안은 ‘비정규직 양산법안’에 불과하다며 총력저지로 맞선 그들은 결국…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긴 숨을 내쉬며 말끝을 흐린다. “우리당은 없는가벼~”사진, 글/ 나경식 기자
전쟁이 나도 나라를 위해 참전하지 않겠다는 젊은이들이 사는 나라.6월 호국의달 한가운데서 전장에 쓰러져간 용사들을 가리키며 선생님은 무얼 얘기하고 계실걸까. “현충일이아니면 절대 이들을 기억하지말라”이르신적 없건만 불과수년전 밤톨만한 머리긁으며 경건히 서있던 그 꼬마들은 당신이 아니었던가.“군데요?당연히가야죠. 나라를지키려면 가야되잖아요.”조국!아이 키만큼도가슴에 담고살지 않았나 싶어 6월 하늘아래 문득고개를 떨군다.
17살일 뿐인데… 5월7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그들이 모였다. 하지만 학생수보다 더 많은 교사, 장학사, 그리고 수천명의 경찰에 에워싸인 400여명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착잡하기만 했다. 내신 9등급 평가제, 수능시험, 논술형 본고사… 세상에 어느 아이가 이 엄청난 입시중압감을 버텨낼 수 있을까. 한손엔 내신성적을, 다른 한손엔 수능성적을, 또 양팔과 양다리 사이론 논술형 본고사와 심층 구술면접을 챙긴 우스꽝스런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다던 아이들. 이날 17살들의 촛불집회는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듯 보였다.과연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