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행] 낙양의 용문석굴에 새겨진 고구려의 혼
[시사뉴스 박웅준] 중국의 석굴사원들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중국 것으로만 알고 있는 석굴이 사실은 많은 민족의 문화, 역사가 얽혀있고 부처님의 얼굴 마다 저마다의 의미와 만든이의 바람이 조각되어있다. 세계적인 보배이자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용문석굴, 이곳에도 고구려인의 숨결은 어려 있었다. 과거 9개 왕조의 수도 낙양, 이 곳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가량을 더 가다보면 세계 미술사의 진주 ‘용문석굴’이 그 찬란한 위용을 드러낸다. 용문석굴은 멀리서만 본다면 거대한 개미집을 연상시켜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점점 벌어지는 입을 도무지 다물기 어려워진다. 천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하나 하나 석굴 속 부처의 얼굴에는 당시 사람들의 고행과 염원 그리고 그리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3대석굴이 이민족에 의해 건립된 사연 중국의 석굴 가운데에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며 학술적 가치가 높은 3개의 석굴이 있다. 감숙성 돈황의 막고굴, 산서성 대동의 운강석굴 그리고 하남성 낙양의 용문석굴이다. 각각의 특색을 갖고 있는 이 석굴은 모두 한족이 아닌 이민족 정권에서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돈황 막고굴은 오호십육국시대 저족(氐族)인 전진
- 박웅준 (통도사 불교미술사 연구위원)
- 2017-07-24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