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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지배한 문화코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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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대중들을 지배한 문화코드는 다변화 양상이 뚜렷했다. 비주류로 분류됐던 여성과 노인이 부각됐고, 장르문학이나 영화가 주목받았으며 얼짱 열풍을 뒤엎고 훈남 훈녀가 유행했다. 금기 소재였던 동성애 코드도 드라마 등에 적극 차용되기도 했다. 심지어 ‘그 동안 영화계에서 홀대 받았다’는 심형래 감독의 고백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했다. 비주류에 대한 호감이 어느 때보다 큰 한 해였다.
여전한 것도 많았다. 복고와 팩션의 끈질긴 유행은 올해도 기세를 떨쳤고,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친 ‘거짓말’의 패닉은 문화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디 워
애국심 마케팅, 눈물 마케팅, 작품성 논란 등 ‘디 워’는 올해 문화계의 최대 이슈 메이커가 됐던 작품이다. 한국영화 역대 최대제작비와 미국 박스오피스 4위 기록, 올해 최대 관객 기록 등의 외형적 성과뿐만 아니라 ‘디 워’가 가진 문화적 상징성은 거대한 이슈였다. ‘디 워’ 자체도 이슈였고, ‘디 워’를 둘러싼 논쟁도 이슈였던 셈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과연 주류와 비주류의 기준은 무엇인지, 작품성과 흥행성의 관계는 무엇인지,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와 작품적 완성도의 간극은 무엇인지 등 수많은 화두를 던졌고 급기야 이와 같은 논쟁은 MBC ‘100분 토론’에서 설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영화는 평론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사랑받았고 연말에는 청룡영화상 최다관객상, 대한민국영화상 시각효과상을 받았다.
텔 미
작년 꼭짓점 댄스가 전국을 들썩이게 했다면, 올해는 텔미 댄스가 온라인 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다. 텔미의 인기는 불황으로 허덕이는 음반 시장에 단비가 됐으며, 5인조 여성그룹 원더걸스를 정상에 올려놨다. 텔미는 특히 다양한 문화코드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 신드롬을 재생산하는 UCC의 힘을 잘 보여 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레트로 코드의 정점이 텔미였다. 올해 문화 전반에 복고 열풍이 뜨거웠고 텔미는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확산시켰다. ‘라디오 스타’ ‘불후의 명곡’ ‘옛날 TV’ 등 각종 TV프로그램에서 복고 컨셉의 방송이 쏟아졌고 ‘늙은 부부 이야기’ ‘달고나’ 등 복고 컨셉의 공연도 인기를 끌었다. 스크린도 복고 바람이 멈추지 않았다. ‘스카우트’ ‘모던보이’ ‘라듸오 데이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충무로는 물론, ‘블랙달리아’ ‘헤어스프레이’ 등 외화까지 복고 열풍에 가세했다. 복고는 세계적 트랜드였기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한 CF에서도 복고풍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조인성은 국제전화 001 광고에서 ‘징기스칸’을 배경 음악으로 ‘존 트래볼타’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고릴라와 댄스 대결을 펼쳤고, 김태희도 비씨카드 광고에서 80년대 펑키 헤어스타일에 원색 의상과 구두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알 파 걸
올해는 강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려졌다. 아들 같은 사위를 찾는 구혼 광고들이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대중문화에서도 고학력 고수입의 엘리트 여성이 장악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박해미의 거침없는 인기도 알파걸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대중문화에서 마초나 터프남은 사라지고 연상녀에게 귀여움을 받는 부드러운 남자들이 쏟아졌다. 반면, 여성주인공은 ‘로비스트’ ‘마녀유희’ 등 강하고 능력 있는 캐릭터 일색이었다. ‘리얼토크 핑크알파’ ‘애완남 키우기 나는 펫’ 등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고, 프로패셔널과 세련됨을 표현하는 숏커트 헤어스타일이 주목받았다. 출판계에서도 ‘알파걸’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그 남자의 뇌 그 여자의 뇌’ ‘여자생활백서’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등 여성을 타깃으로 한 자기계발서나 재태크 서적이 두각을 나타냈다.
훈 남
꽃미남, 얼짱 등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다. 바로 잘생기진 않아도 볼수록 훈훈한 남자를 뜻하는 ‘훈남’의 인기가 그것. 외모적 우위만으로도 얻을 수 없는 수식어 ‘완소남’도 연장선상에 있는 개념이다. 얼짱 신드롬이 어제 오늘 일 같지만 사실 언제나 미남 미녀 스타가 시대를 풍미해 온 것이 사실. 오히려 올해의 훈남 신드롬이 문화사적으로 더 특이할만한 현상이다. 얼짱이나 메트로섹슈얼이 외모적 가치만을 부각시킨 용어라면 훈남은 인격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올 한해 최고 인기를 누린 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스타들도 이 같은 훈남 열풍을 타고 인기를 얻었다. 유재석은 특히 훈남 연예인으로 국민적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팩 션
사극과 미시사, 팩션. 떨어질 수 없는 이 세 단어의 신드롬은 올해 정점을 달렸다. 멀리 보면 팩션 열풍은 복고와도 궤를 같이 한다. ‘주몽’ ‘대조영’은 국민드라마가 됐고, ‘이산’ ‘태왕사신기’ ‘왕과 나’ 등도 인기를 얻었다. 케이블방송도 사극 열풍을 이어 ‘정조 암살 미스터리 8일’ ‘메디컬기방 영화관’ ‘별순검’ 등을 자체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다. 출판계도 오랜만에 팩션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문학이 꽃을 피운 한해였다. 김훈의 ‘남한산성’ 황석영의 ‘바리대기’ 김별아의 ‘논개’ 등 우리 작가들의 역사 팩션이 줄줄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석 호 필
한류를 국가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사고가 있다. 하지만 한류는 국가의 위상을 가리키는 지표가 아니라 국경을 초월해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미디어 노마디즘 세대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문화는 그 우열과 국가를 떠나 국제적으로 유행을 타고 돌고 돈다. 올해 한국 드라마의 화두 중 하나였던 미드 역시 이 같은 미디어 노마디즘 세대의 취향을 잘 보여준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은 미드의 아이콘이 됐다. 마이클 스코필드가 아닌 석호필로 사랑받은 것은 미드를 어떤 식으로 소화하는지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미드는 케이블 TV의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았고, 미드의 영향으로 시즌제와 장르 드라마의 시도가 국내에도 시도됐다. SBS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중간광고를 연상시키는 장면 나누기도 미드의 영향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스 릴 러
미드의 영향인지 올해는 드라마 영화, 소설 할 것 없이 장르물이 유행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릴러의 해였다. ‘별순검’ ‘정조 암살 미스터리 8일’ ‘메디컬기방 영화관’ 등 안방 사극에서까지 스릴러가 범람했다. 충무로는 과히 스릴러 영화의 원년이었다. ‘극락도 살인사건’ ‘리턴’ ‘궁녀’ ‘세븐데이즈’ ‘우리동네’ ‘가면’ 등 스릴러가 줄지어 나왔다. 스릴러는 매력적이 장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장르의 틀을 이미 너무 많은 관객들이 인지하고 있고, 관객을 만족시킬만한 탄탄하고 빠른 이야기 구성을 지닌 스릴러는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성공한 스릴러는 얼마 되지 않았다. 반전이나 비밀에 집착하는 스토리텔링은 스릴러에서 지쳐 떨어지게 나가기도 했다.
거 짓 말
허구의 이미지를 진짜처럼 꾸며서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연예 시스템의 허위는 늘 스캔들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잉꼬부부로 알려졌던 스타 커플의 파경 소식이 대중에게 충격을 주는 이유는 새삼 환상에 속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 옥소리 박철과 더불어 이영화 선우은숙의 파경이 올해 술자리를 뜨겁게 달궜다. 학력 위조 또한 거짓말로 인한 충격이었다. 윤석화, 장미희, 최수종, 오미희, 최화정, 주영훈, 심형래, 이경영, 이소라, 강석 등이 허위 학력으로 홍역을 치렀다. 무엇보다 문화계를 뒤흔든 거짓말은 이중섭 박수근 위작 파문. 작품 진위 판단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족까지 위작문제에 연루돼 충격을 주었다.
자 살
올해 연예계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의 자살이었다. 이 사건은 연예 시스템의 문제점과 악플 문화에 대한 비판, 우울증까지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냈다. 연예인의 자살은 실제 일반인의 자살을 부추기는 효과가 있어 사회 문제로까지 확장되기도 했다. 자살이 20대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들의 자살은 올해의 한국적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액티브 시니어
올해 가장 잘 나간 배우는 누굴까. 장동건? 김태희? 아니다. 브라운관, 스크린 할 것 없이 가장 많이 불린 스타는 사실 이순재, 나문희, 김수미 같은 중년 배우다. 그들은 젊은 배우들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을 자랑하며, 젊은 배우를 능가하는 카리스마와 폭넓은 연기력으로 영화, TV를 종횡 무진했다. 연기경력 30여 년을 훌쩍 넘어 이제 일흔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한 센스, 한 패션, 한 감각을 자랑할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 나이가 든 후에도 자신을 가꾸고 사회 활동을 쉬지 않는 ‘팔팔한 어르신’을 의미하는 액티브 시니어 트렌드가 문화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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