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 노트북 기능 뛰어넘어
차세대 PC 부각
MS, ‘윈도XP 태블릿 PC 에디션’ OS 개발
한국HP, 한국후지쯔 등 제품발표 잇따라
키보드가
필요 없어 휴대가 용이하고, 기존 노트북의 효율을 능가해 차세대 PC로 주목 받아온 태블릿 PC가 국내에서 첫 소개되면서 본격적인 포스트
PC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입력기에 익숙치 못해 PC 사용을 망설이던 사용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국내 P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MS, 태블릿 PC 세계 동시 발표
태블릿 PC 시대를 주도하는 곳은 단연, 마이크로소프트(MS).
MS는 지난달 8일 미국 뉴욕시 타임스퀘어 극장 등 전 세계 19개국에서 동시에 태블릿PC 제품발표회 개최하고, 태블릿 PC 운영체제인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을 탑재한 제품들을 발표했다.
MS는 “키보드가 필요 없는 펜 입력 방식 새로운 PC 플랫폼으로 최고의 이동성을 실현시킨 제품”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강력한 필기 인식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노트북PC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도 이날 서울 신라호텔 이너스티홀에서 한국HP, 한국후지쯔, 오앤씨테크놀로지스(에이서 총판)등 개발업체와 공동으로
펜 음성인식 차세대 모바일 OS인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을 탑재한 태블릿PC 발표회를 가졌다.
전자펜 이용 문자, 그림 입력 용이
‘태블릿’(tablet)의 사전적 의미는 ‘평판 또는 작고 납작한 조각’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얇은 판처럼 슬림화된 PC의 생김새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태블릿PC는 기존 노트북PC와는 달리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 전자펜으로 문자나 그림을 워드파일이나 오피스에 입력할 수 있으며 무선랜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PC다. 이 PC는 기존 노트북PC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키보드 뿐 아니라
모니터로 글자나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고 음성인식도 가능하다.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펜으로 모니터에 글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이를
인식해 문서로 바꿔준다.
특히 펜으로 문자를 입력할 때 가로나 세로방향은 물론 회전형으로 입력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인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글자크기도 구별해 텍스트
문서로 전환해준다. 또 메모내용을 곧바로 e메일 등으로 발송할 수 있다.
특히 무게가 기존 노트북PC보다 1kg 이상 가벼운1.3~1.5kg 정도여서 이동이 잦은 영업사원이나 회의가 빈번한 사무 근로자 등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되는
태블릿 PC
이번에 발표된 제품들 역시 MS의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을 운용체계(OS)로 탑재했고, 액정과 자판을 분리하는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은 기업 PC용 운용체계로 사용돼온 윈도XP 프로페셔널을 태블릿 PC에 최적화한 것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무선기술에 가장 적합한 운용체계다.
키보드와 디지털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무선기능을 기본으로 지원해 특히 이동이 잦은 비즈니스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태블릿 PC 운용체계는
새로운 유틸리티로 윈도 필기장과 스티커노츠를 제공한다. 윈도 필기장은 펜입력이 지원되는 메모장이며 스티커노츠는 간단한 메모나 음성녹음 기능을
갖춘 유틸리티다.
필기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디지털잉크’ 기술이 적용됐다. 디지털잉크 기술에는 사용자가 사용한 필기 입력데이터를 압축하고 모양을
다시 그리는 렌더링, 오탈자 검색기능 등이 포함돼 보다 필기 입력데이터를 텍스트 데이터로 변환시켜 준다. 그 결과 태블릿 위치, 필기각도,
위치배열에도 구애없이 보다 정확한 필기인식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태블릿 및 펜 세팅 제어판을 사용, 태블릿PC를 최적화할 수 있다.
펜의 굵기를 정하고 태블릿 PC를 왼손잡이, 또는 오른손 잡이용으로 최적화할 수 있게 했다. 태블릿 PC 에디션은 암호파일 시스템 보안기능과
접속 통제기능 등을 포함한 윈도XP 프로페셔널의 모든 보안기능을 제공한다.
하드웨어는 미국 트랜스메타사의 1㎓ 크루소 또는 ULV공정으로 만들어진 인텔 모바일 펜티엄Ⅲ 800㎒ CPU에 10.4인치 LCD, 20~40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256MB SDR SD램을 탑재하고 있다.
이날 한국HP가 내놓은 ‘컴팩 태블릿PC TC1000’은 착탈식 키보드와 도킹스테이션을 지원해 기존 노트북PC 사용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10.4인치의 초박막액정화면(TF T-LCD)을 탑재해 270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후지쯔는 ‘스타일리스틱 ST시리즈’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시스템을 리부팅하지 않고서도 모니터화면을 90도씩 전환할 수 있고 무선키보드를
기본사양으로 제공한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 중 가장 비싼 300만원 대의 가격이지만 MS OS(운영체제) 환경에 가장 잘
맞는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이 밖에 대만 PC업체인 에이서의 태블릿PC를 국내에 판매하는 오앤씨테크놀로지는 모니터를 1백80도 회전할 수 있고 키보드를 장착한 ‘트래블메이트
C100’ 2종을 선보였다.
MS OS 호환 가능
기능면에서 이들 제품들이 기존 노트북PC PDA 등과 다른 점은 부팅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OS인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을 동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은 고급형 데스크톱PC 또는 노트북PC에 주로 사용하는 `윈도XP 프로페셔널’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기존 데스크톱PC 또는 노트북PC의 OS와 100% 호환된다. 이 같은 호환성은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 기반의 태블릿PC 대중화를 이끌
핵심요소로 꼽히고 있다.
고현진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태블릿PC가 PC의 역사를 다시 쓸 정도로 모바일 시대에 유용한 획기적인 기능을 갖췄다”며 “앞으로 5년
이내에 태블릿PC가 기존 노트북PC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이 노트북에 비해 비싼 것과 기능 면에서도 미국에서 출시된 제품과 달리 음성인식이 안된다는 점을 들어 시장형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태블릿 PC가 노트북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가격문제와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