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지폐 적발 수준 심각…감별기도 한계
5천원권 위폐 늘었다지만, 달러 위폐에는 비교도 안돼…
최근
몇 년 사이 5천원권 위조지폐가 늘어 그 범위가 소액권에 까지 확대되었다. 일반에 알려진 컴퓨터 스캐너나 컬러 프린터기를 이용한 조잡한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지만, 쉽게 지나치기 쉬워 시중에서 발견
되는 양은 소량에 불과하고, 은행에 유입된 후 자동 정사기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속수무책으로 유통되는 위조지폐. 방지할 좋은 방법은
없을까?
화폐정리과정에서 73.3%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작년 한해 동안 발견된 위조지폐는 3014건으로 전년의 1547건에 비해 94.8%나 증가했다. 2000년(1142건)에
비해서는 3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이다. 3014건 중 화폐정리과정에서 발견된 것이 73.3%이다. 시중에서 유통될 만큼 유통되다가 발견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권종별로는 1만원권이 1970건으로 전체 위조지폐의 65%를 차지했고, 5천원권이 931건(30.9%), 1천원권
113건(3.7%) 순이다.
외환은행의 경우 자동 정사기를 통해 정사한 후 세 사람이 다시 육안으로 확인 검사한다고 한다. 외환은행 위조지폐감별 전문가 서태석 부부장은
“자동정사기만 믿고 있다가 은행에서 시중으로 다시 위조지폐가 유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정밀 위조된 외화는 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고 말한다. 은행에서 다시 시중으로 유통될 정도의 위조지폐는 요판인쇄 방식의 정밀 기술이
아니면 힘들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위조지폐 방지 캠페인
5천원권 위조지폐가 늘고 있다지만, 달러 같은 외국 위조지폐의 피해액과 정밀함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위조지폐는 오래 전부터 외환은행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위조지폐에 관한한 국내 최고 수준의 감별력을 자랑하지만, IMF 이후 은행의 대형화 추세와 함께 교육
및 감별 의뢰는 대폭 감소되었다고 한다. 컴퓨터 스캐너와 컬러 프린터기를 사용한 위폐는 그래도 판별하기가 좀 낫다. 컬러프린터기로 위조한
지폐는 종이가 미끄럽고 정밀성이 떨어져 육안 판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폐를 가지고 마이크로렌즈로 사진을 찍어서 필름으로 동판을
뜨고 요판 인쇄를 한 경우는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판별하기가 어렵다.
은행에서 사용하고 있는 위조지폐 감별기의 사용 한계성을 보완하기 위해 외환은행 위조지폐전문감별사 서태석 부장은 감별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1년에 2번 정도 정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각 지점 외환담당자들과 교육을 신청하는 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3명의 전문가가
상주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교대로 교육이 가능합니다.” 그는 3월초부터 방송되는 위조지폐 방지 캠페인을 주제로 CF도 촬영했다. 두 달간
방송3사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위조지폐 감별기를 구입할 때 여러 제조업체들을 불러 모아 위조지폐 감별 시연회를 거친 후 선정한다며, 업체 마다 정밀한 제품을
내 놓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