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그라민 뱅크 ‘사회연대은행’
올해는 여성가장이 지원 대상… 회원확보가 관건
‘여성가장 P씨는 사회연대은행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심사에 합격한 후 직업훈련기관에서 창업교육에 열중이다. 창업교육 전에 이미 업종을 선정하기 위한 컨설팅도 마쳤다. 약간 모자라긴 하지만, 1,000만원 정도의 창업자금도 대출 될 것이라는 RM(사후관리자, Relationship Manager)의 말에 더욱 힘이 난다. 이미 창업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는 또 다른 여성가장 K씨는 얼마 전 RM과 함께 사업확장계획도 세웠다. 두려운 마음이 앞섰지만, RM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에 자신감을 얻었다.’ |
현재가
아닌 멀지 않은 미래에 접할 수 있는 ‘사회연대은행’의 가상 지원 사례 모습이다.
세계의 사회연대은행
‘신나는 조합’ 및 한국자활후견협회 등에서는 이미 저소득층 여성가장 및 노숙자에게 무담보 소액 대출을 해 준적이 있다. 한국자활후견협회는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신나는 조합’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액션(ACCION)
벨기에의 크레달(Credal) 프랑스의 시갈(Cigales) 덴마크의 메르뀌르 은행(Merkur) 이태리의 사회적 투자기업(COSIS)
등이 세계의 대표적인 사회연대은행이다.
각 은행은 처한 상황에 맞도록 개발되고 특화되었다. 그라민 은행의 경우, 그라민 폰이라는 합자회사를 설립하여 빈곤 여성들이 휴대전화 임대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빈곤 퇴치의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바로 사회에서 소외된 저소득
계층에게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이다.
이태리의 사회적 투자기업, 프랑스의 시갈 등이 사회적협동조합이나 기업에 기금을 투자하여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개발하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무담보 연대보증
사단법인 함께 만드는 세상 ‘사회연대은행’은 초기에는 여성공동체 사업을 우선으로 연대보증을 통한 대출을 실시한다. 점차 개인, 공동체,
여성 이외의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조성된 10억원은 삼성복지재단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기부를 받은 것이고, 사회연대은행의 초기자금으로
활용된다.
사회연대은행의 지원은 다음과 같다. 창업자금대출 공고를 통해 대출지원 신청을 받는다. 운영위원, 창업전문가, 기탁자 대표 등이 지원자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심사하고, 면접, 상담, 가정방문을 통해 자활 또는 일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한 후 선정하게 된다.
그 다음 단계는 사업계획서에 준한 능력을 갖추기 위하여 창업컨설팅 또는 창업전문교육을 받게 한다. 창업을 하기 위한 준비가 된 후 창업자금
대출이 이루어진다. 기존 은행의 고금리 담보, 보증인 대출과는 비교도 안될 저소득층 전용 은행이 되는 것이다. 연 4%의 저금리에 기본
상환기간은 3년이며, 최고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상환방법 선택은 RM이 밀착된 방식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다소 유동적이라고
볼 수 있다.
5~6월 중 서비스를 시작하기 앞서 언론에 보도되어 자격조건에 관한 문의로 쉴 틈 없는 임은의 홍보실장은 실제 보다 확대된 국민들의 인식에
우려하며 “올해는 여성가장 30명 정도에게 지원할 계획입니다. 내년부터는 여성가구주를 비롯하여 장애인, 퇴직계층 등 200~300명으로
규모를 확대하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성을 위한 재원확보가 관건인데, 현재 회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열악한 조건을 가진 빈곤층에게 자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연대(社會連帶)와 사회적 유용성(社會的 有用性)의 논리에 기초한
새로운 논리와 원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