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연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들끊고 있다.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에 대한 우려때문인데 그 우려를 정부가 국민을 만족시키기 못하고 있다.
벌써 50일이 넘게 국민들이 서울 시청광장에는 안전한 수입쇠고기를 원하면서 촛불을 들고 있다.
정부는 이 촛불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검·경찰은 국민을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근거로 탄압하고 있다.
이러한 정국에 한 편의 영화가 개봉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더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이 영화에서 국민들의 불안해하는 광우병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의 쇠고기 산업을 적나라하게 나타내고 있어 미국산 쇠고기의 불안감을 더 해가고 있다.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은 미국의 인기작가 에릭 슐로서의 베스트셀러 『패스트푸드의 제국』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막대한 분량의 자료를 칼같이 예리한 로직과 바늘 같이 따가운 문장으로 엮어낸 『패스트푸드의 제국』은 이미 미국의 젊은이들과 진보적 성향의 독자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자리잡은 상태였다.
에릭 슐로서는 책을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을 누차 받아왔지만 선뜻 동의를 못하고 있던 터였다. 영화를 만들만한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배경에는 패스트푸드 산업의 대자본이 어떻게든 연루되어있기 마련이었고 그런 자본의 압력에 의해 물 탄 변절본을 만드느니 차라리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슐로서에게 인디영화의 제작자로 명성이 높은 제레미 토마스가 책의 내용을 그대로 화면으로 옮겨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대신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삼아 극영화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에 의한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이 만들어졌다.
소들이 실제로 도살당하는 장면들은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민감한 장면으로 미국 내의 도살장에서 촬영 허가를 받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고, 설사 허가를 받는다 해도 제작 도중 항상 사보타주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 따라서 제작진에게는 멕시코가 미국보다 더 안전한 촬영지였다.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의 줄거리를 보면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전문회사 M사를 연상하게 하는 '미키스'의 대표 브랜드 <빅원>의 매출 급상승 덕분에 회사에서 그의 입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느 날, <빅원>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것이 들어있다는 소문이 돌고, 그 소문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돈은 콜로라도로 날아간다. 그는 그곳에서 '미키스' 아르바이트생, 불법 이민 노동자, 쇠고기 딜러를 차례로 만나면서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경악한다. 좀 더 자세히 사실을 밝히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제조공장 관계자들은 더욱 입을 굳게 닫고 그를 멀리한다. 도대체 무얼 숨기려 하는가...
그렇다면 원작 『패스트푸드의 제국』은 출간 당시 물론 대단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책이었지만 그만큼 안티도 많고 논란의 소지도 많은 책이었다.
너무 정치적이라고 평가받기도 하고,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아예 반미 감정의 책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영화사 측은 "이 영화를 2년전에 수입을 했고, 의도적으로 현재 미국산 쇠고기 문제 때문에 수입한 것을 아니다"라면서 "실제로 이 영화를 보면 다양한 정치적 입장의 사람들이 등장해 다양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영화를 보는 관객은 그냥 느끼는 대로 정치적 입장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미국 쇠고기 산업을 알아야하고 우리는 안전한 쇠고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영화 언론 시사회에 참석하여 "이 영화를 이명박 대통령 및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안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영화 시사회에 다른 정당 다른 국회의원이 참석하여 의견을 밝히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영화의 선택권은 관객에게 있고, 영화의 판단 또한 관객에게 있다. 이제 선택은 관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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