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이주훈 사무국장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의 이주훈(36) 사무국장을 만나 독립영화가 관객과 보다 가깝게 만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영상미디어센터는 새로운 영상정보시대에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Literacy, 읽고 쓰는 능력)의 국민적 확대를 위해 마련된 공공문화기반시설로서 독립영화전용관, 영상기자재 대여, 영상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미디어센터는 그 자체가 '거물영화 蔗컨?의 살아있는 대안이다.
독립영화의 제작과 배급현황은 어떤가.
정확한 자료는 없고 통상 영화제 출품기준으로 매년 600~800편 정도의 비상업적 영상 작품이 만들어진다. 학생 작품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이중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는 영화는 많게 봐도 100~200편 가량이다.
현재 어떤 방식으로 배급과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나.
영화제가 대표적이다. 그 외 공중파 케이블 학교 등에서 상영되며, 각종 행사나 축제 등에 이벤트 성격으로 상영회를 여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비디오나 DVD를 판매하기도 한다.
독립영화의 배급 제한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이벤트성이 아닌 일상적으로 독립영화를 만나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다. 충무로 저예산 영화도 관객과 만나기 어려운 상황 아닌가. 1980년대만 하더라도 대학이라는 강력한 소비대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학이 큰 시장이 못 된다. 대상은 제한적이고 그렇다고 대학이 외국처럼 주민 화합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대안은 물론 전용관이다. 단순한 독립영화 상영관 개념이 아닌 지역문화공간으로서의 영상문화 센터가 필요하다. 영상미디어매체는 21세기의 새로운 커뮤니티 도구며,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권리다. 지역마다 도서관이 존재하듯 미디어센터가 가까이 있어야 한다. 꼭 신설하지 않더라도 구민회관 같은 지역 문화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전용관 설립 등 다양한 배급 통로가 마련된다고 해도 대중이 외면하면 무의미하다. 독립영화가 점차 주류영화와의 차별성을 잃어가고, 충무로의 예비연습장으로 전락하는 느낌이 강한 시점에서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관객이 독립영화를 선택해야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독립영화를 상영하려고 해도 특별한 작품이 없다는 불만도 많다. 과거 1980년대 독립영화는 주류 미디어가 외면했던 사회적 진실을 담아내며 대안 매체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했다. 여전히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지만, 독립 극영화에서 이 같은 주제의식은 점차 퇴색되고 있다. 독립영화 다운 주제의식은 없어지고 제기 발랄한 실험들만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물론 형식적 실험도 중요하지만, 소재 개발과 스타일의 변화는 상업영화 진영에서 더 빠른 것이 현실이다. 독립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전용관 설립 못지 않게 배급 제한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인프라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지만 독립영화가 상업영화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 소수만 보더라도 의미 있다고 본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는 2002년 5월 개관 이후 2주년을 앞두고 있다. 성과를 자평해 달라.
설립 자체가 기적이며 큰 진전이라 생각한다. 온 국민이 미디어를 읽고 쓰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필요성이 고루한 정부에 반영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영상미디어센터는 미디어 교육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를 보여주었고, 수용자 운동을 넘어 참여적 미디어운동을 실현하는 의미 있는 걸음이었다. 매체참여권리를 보장할 수 없는 현실에서 센터는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