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 뒤흔든 오만한 부시
내세울 것 없는 정치경력 ‘행복한 부시, 불행한 세계’
지난
3월20일, 부시 현 대통령이 그의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또다시 이라크를 공격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다르다. 1991년 걸프전은 유엔의
승인 하에 이루어졌지만 이번은 유엔의 반대와 세계 각국의 반전시위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저지른 전쟁이다. 전쟁광에 독불장군 부시. 그에
대해 신문기자 출신의 저자 두 명이 6년 동안 채집한 정보를 기록한 책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
우리는 부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고, 젊은 시절 알콜과 마약에 빠져 있었다는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저자인
몰리 어빈스와 루 두보스는 부시의 출생에서부터 가족 학창시절 군대생활 사업활동 주지사시절에 이르기까지 부시의 행적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러면서도
“부디 이 책을 덮으며 부시의 정치적 경력이 너무 조금밖에 없다고 원망하지는 마시라. 우리도 그걸 6년 동안이나 찾았지만 그가 해놓은 게
고작 이뿐인 걸 어쩌겠는가”라며 비아냥섞인 전제를 제시한다.
그들은 “부시의 이름이 조지 W. 부시가 아니었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평생 아버지 덕을 본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로 표현한다. 더불어 타이밍의 귀재여서 텍사스 주지사가 됐을 때 전 주지사가 해놓은 행정 효과가 부시의 업적인양 돌아간 점을 꼬집는다.
뿐만 아니라 보수주의자인 부시가 낙태를 찬성하는 기독교 우파의 편에 서서 이를 유권자들과 매스컴에 쉬쉬하며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전부 챙긴 ‘탁월한 균형 감각의 소유자’라며 비꼰다.
최고 취약점 ‘정치’
저자들은 부시가 건강보험정책이나 직업교육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늘 “나는 그 점에 대해 잘 모릅니다. 내 부하들에게 물어보시죠”라고
대답한 것을 예로 들면서, 전형적인 백인상류사회에서 자라난 지도자이기 때문에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그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정치’라고 비판한다.
부시정권이 들어선 지 2년이 넘었고 고집부리던 대로 이라크전쟁이 감행됐다.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 중 누군가는 후회하고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막연하게나마 그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던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 감정이
틀린 게 아니었다는 확신을 얻을 것이라는 점이다.
‘소신껏’ 전쟁을 일으킨 오만한 부시는 지금 행복해 하고 있을까? 그로 인해 전세계가 불행해졌다는 것은 알고 있을지.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화제의 신간 |
눈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