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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국 애니메이션 봄날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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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봄날은 오지 않는다?




투자사 외면, 연출력·창의성 부족… 문제점과 육성 대안

난 5월1일 한국
애니메이션 ‘오세암’(감독 성백엽, 원작 정채봉)이 기대와 우려 속에 개봉했다. 관객 평에선 OK. 그러나 조기종영으로 마무리됐다. ‘오세암’의
성공을 국내 애니메이션의 운명이 달린 일로 보고, ‘영화 두 번 보기’ ‘영화 소문내기’ 등 이례적인 서포터즈의 응원도 펼쳐졌건만 불길한
예감대로 ‘부진’이라는 좌절적 성적으로 종결되고 말았다. 과연 국내에서 창작 애니메이션이 꽃 피우기란 불가능한 것일까?












“감독의 역량이 매우 중요”



1996년 개봉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아마게돈'은 원작부터 콘티, 연출, 원화와 채색, 컴퓨터 그래픽에 이르는 전 과정을 손수 우리
힘으로 해결한 최초의 작품이었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건으로 기록됐지만 역시 흥행에 참패하며 서둘러 간판을
내렸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대를 모았던 '오세암'마저 참패하면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120억짜리 블록버스터 '원더풀데이즈'(감독
김문생)를 비롯해 천계영 원작 '오디션', 허영만 원작 '해머보이 망치' 등에도 벌써부터 먹구름이 감돌고 있다.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이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어색한 연결과 매끄럽지 못한 상황 전개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이것은 연출력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김운기 애니메이션 감독은 "기술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수십 명의 스텝에 의해 만들어지는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은
감독에 의해 전부가 채워지는 장르여서 연출력이 부족하면 전체가 엉성해진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연출력의 부재는 "그 동안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고도의 테크닉에만 치중했고,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후배양성에 소홀히 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세암'이 스토리는 탄탄하지만 창의성이 부족한 것이 흠이었다는 지적에서도 알 수 있듯 국내 애니메이션의 중요한 문제점의 하나로
상상력의 부족을 들 수 있다. 김 감독은 "미국이나 일본의 하청작업이 돈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간 창작물에 대해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아직 머리와 기술의 만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사이버대 게임·애니메이션학과 이성태 교수는 기술인력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애니메이션학과에서 강의하는 내용이 실무적인
것보다는 이론에 편중한 내용이 많다"면서 "막상 그들이 실전에 뛰어 들었을 때 과연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고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개봉극장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투자 문제에 있다. '오세암'을 제작한 마고21의 허준영 홍보담당자는 "그 동안 성공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투자사를 만나기가 가장 어렵다"며 "그렇다보니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연결된다"고 토로했다. 애니메이션은 제작기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사로서는 오랜 기다림을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에 중단해버리기 십상이다. '오세암'의 경우도 14억이라는 적은 제작비로 충당해야 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부족한
제작비는 성급한 스토리 전개와 미흡한 마무리 작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작품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허씨는 제작비 외에 홍보에 관한 투자지원 문제도 지적했다. "시청률 운운하면서 방송 영화전문프로그램에서 소개해주기를 꺼린다"며
"개봉극장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개봉관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오세암'이 확보한 스크린 수는 전국 67개관. 예전 애니메이션에 비한다면 많이 늘어난 수치지만 최근 상영하고
있는 '살인의 추억'이나 '엑스맨'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이 중 흥행과 가장 밀접한 서울 개봉관은 16개관. 그마저도 절반은 오전에서
오후 3∼4시경까지만 상영했거나 다른 영화와 번갈아 상영했다. 관객이 몰리는 시간대엔 소위 '돈이 되는' 영화를 돌린 것이다.



잠식당하기 전 먼저 공략한다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애니메이션이 그래도 육성돼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시대적 대세"라고
설명한다.

"현대인의 욕구가 현실에서는 이제 더 이상 만족되지 못하고, 가상현실을 통한 만족이 앞으로 보편화되고 필연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잠식되기 전에 먼저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의 기본적 문화 소양이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재패니애니메이션을 보고자란
아이들은 일본이 대단한 문명국가이고, 미래문화를 책임질 수 있는 국가라고 암암리에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구적 세계관에서 자란 동양인이라는
정체불명의 모호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 외 이유로 사업성을 들 수 있다. 디즈니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한편의 수익금이 1조2,000억원으로 우리나라 문화관광부
1년 예산을 넘는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캐릭터사업 외에 문구, 게임, 음반 등 부가상품 및 시장이 활성화되고, 세계시장
진출장벽이 가장 낮다는 것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더풀데이즈'의 경우 이미 1999년 데모버전만 보고 대만 수출이 확정됐을 정도로
'잘만하면' 돈되는 사업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는 애니메이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수익성이라는 것은
우선 애니메이션을 잘 만들고 나서야 따라오는 부산물임을 명시해야 한다.



방송쿼터제 조속히 시행돼야




당위성은 주어졌지만 아직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척박하다. 이러한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 지원이 절실하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애니메이션사업팀 김성주 씨는 "지상파 국산 애니메이션 방영총량제를 조속한 시일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는 지상파 전체 방송시간의 1%를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방영에 할애토록 하는 규정으로 이를 통하면 채널당 연간 3,588분의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방영이 보장된다. 4개 채널에 총16개(30분물 26부작 기준)의 방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방송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시청률이 보장되는 일본만화에만 치중하고 있는 풍토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김씨는 "지상파 방송에서 만화가 방영되는 시간대를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후 4시30분에서 6시가 주시간대인데
최근 많은 어린이들이 평일 방과 후 사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작 만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후반 이후 새벽
1시를 전후한 심야 시간대에 성인 취향의 애니메이션을 편성하여 새로운 시청층을 창출한 예도 좋은 본보기로 제시했다.

국내 애니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투자조합 투자결정권을 정부가 이양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익성이 취약한 상황에서 민간투자가
활발해지기는 사실상 어려워 정부의 직접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직 국내 애니메이션은 여러 문제점과 해결돼야 할 상황들을 안고있는 과도기 단계에 있다. 그러나 김운기 감독은 "지금 국내 영화계가
이만큼 자리잡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듯 국내 애니메이션도 시행착오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이라며 "발전하기 위해선
더 많은 경험과 실수를 맛봐야 하고, 그러다보면 5년내에는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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