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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꺼진 장안동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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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장안대 일대서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3개월.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업소의 3분의 2가 문을 닫는 성과를 안았지만 성매매 여종업원의 잇단 자살 등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경찰의 성매매 단속의지는 확고하나, 성매매 업소 관련자들의 반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여 성전(性戰) 2라운드에 돌입이 예고된다.
극심한 생활고 비관
장안동 일대 성매매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마시술소 여종업원 2명이 잇따라 자살하는 일이 벌어져 ‘성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에 숨죽여 지내왔던 업소들이 여종업원의 잇단 자살을 계기로 ‘생존권’을 주장하며 단결할 조짐이고 경찰들에게 추가 뇌물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터다. 이에 대해 경찰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는 못하지만 “불법 성매매 단속 방침엔 변화가 없다”고 맞불을 놓고 있어 장안동 일대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1일 장안동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목숨을 끊은 여종업원 ㄱ씨(26세)는 “(경찰이)좀 기다려주지 왜 이렇게 단속을 서두르나‘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ㄴ씨가 일하던 안마시술소는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영업이 정지된 상태였다. 그 전날에도 또 다른 안마시술서에 다니던 여종업원 ㄴ씨(36세)도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목을 매 숨졌는데 8월말에 ㄴ씨가 일하던 안마시술소 사장 ㄷ씨도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로써 경찰 단속으로 불과 두달 만에 장안동에서 3명의 사람이 자살한 셈이다. 안마시술소 업주들과 상인들은 ”현실을 외면한 경찰의 단속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며 화살을 경찰에게 돌리며 집단행동의 수위를 높일 태세다.
그렇다면 이들이 자살을 하면서까지 성매매를 계속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들의 잇따른 자살은 경찰 단속으로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업주들을 통해 빌린 사채와 일수금 등을 못 갚는 등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숨진 ㄱ씨가 일한 안마시술소는 자식이 있거나 생계가 절박한 여성들이 주로 일했던 곳으로 예전엔 단속 대상에서 제외됐던 시각장애인 명의의 안마시술소였다. ㄱ씨 주변 사람들은 “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ㄱ씨가 그동안 병든 할머니에게 보내던 병원비마저 보내지 못해 괴로워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주었다.
장안동 안마시술소에서 일했던 한 여종업원은 “경찰 단속 이후 일부 종업원들은 장안동 주변 유흥주점 등에서 성매매를 하고 신촌이나 경기 안산 등으로 옮기며 일해 오고 있다”며 “그 마저도 나이가 많은 언니들은 그러지도 못해 생활고로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성전 2라운드 예고
성매매 없는 세상 이룸의 이유진 상담사는 “성매매 문제를 단속 위주로 접근하면 성매매 여성들이 생계가 어려워져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면서 “적발된 성매매 여성들에게 상담소를 안내하는 등의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성매매피해상담소가 성매매방지법 시행 4년째를 맞아 1~9월 상담 결과를 분석한 결과 빚 문제 해결이 상담 766건 중 619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탈성매매(94건), 위협(44건), 진로(40건), 질병(48건) 등으로 나타났다. 상담소측은 빚 문제 상담이 가장 많은 이유는 여성들 대부분이 선불금이라는 빚을 전제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성매매 여성들은 지각비나 결근비, 지출비 등의 벌금으로 수입이 생기지 않는 구조 때문에 돈을 갚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울산성매매피해상담소 정은경 팀장은 “선불금을 갚기 전까지는 업소의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이는 업주에게서 성매매를 강요 당하는 상황까지 몰고 간다”며 “따라서 업주나 성매매 알선고리들과의 관계를 끊기 위해서는 선불금과 그 외의 카드빚 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장안동 일대 불법 성매매업소를 상대로 ‘성전’을 시작하고 장안동 일대는 많은 변화가 왔다. 동대문경찰서가 영업실태를 파악한 결과에 의하면 집중단속이 시작된 7월28일 이 지역에는 성매매업소 61곳이 성업 중이었으나, 9월 말 기준으로는 35곳이 폐업, 3곳이 휴업신고를 하고 상당수 업소가 숙박업소나 당구장 단란주점 커피숍 등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경찰의 단속 때문에 장안동을 찾아오는 성 매수자들이 아예 발길을 끊어 성매매가 이뤄질 여건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전언.
‘경찰 명단’ 비장의 카드될까
이처럼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다 보니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성매매 여성들에게 살 길을 열어주지도 않고 ‘몰아가기’식 단속으로 성매매를 근절하는 방식으론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성매매를 단속하면서 인터넷이나 주택가에 자리잡은 변종 성매매가 음지에서 확산되고 있다. 또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이 지역 성매매업소들이 문을 닫으면서 근처 상권이 몰락할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동대문서는 현재까지 불법 성매매 영업 30건을 적발해 259명을 입건했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 사법처리 대상자 중 업주는 22명, 성매매 여성은 113명, 성 매수자는 74명이며 나머지는 종업원 등이다. 성매매 전쟁 1차전 평가는 어찌됐든 ‘성공적’이다. 하지만 성매매 업주와 여성들의 살 길을 열어주지 않은 채 단속만 일관한다면 제 3, 4의 자살자들이 또다시 나올 가능성도 크다. 성매매 여성들의 잇단 자살을 계기로 장안동 인근 안마시술소 업주와 상인들은 비상대책 회의를 가지면서 집단행동을 개시할 태세다.
업주들은 “무리한 경찰 단속이 잇단 자살의 원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업주들이 그동안 언급해 왔던 ‘경찰 명단’이 공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업주는 “모두가 벼랑 끝에 몰린 만큼 동대문서 고위 간부에 전달된 뇌물 내역이 상세하게 담긴 리스트를 공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만일 업주들이 말한대로 명단이 존재한다면 경찰 내 파급력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단속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경찰 명단)공개하면 서장은 물론 경찰청장도 날아갈 수 있다”는 한 업주의 의미심장한 말이 그것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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