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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교문을 닫아버린 교육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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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돌고돈다고 했는데 사실처럼 느껴진다.
군에서 제대하고 극장이 아닌 ○○대학교에서 영화 <닫힌 교문을 열며>(1991년, 이재구 감독, 장산곶매 제작, 16mm/90분, 아래 닫힌∼) 한편을 봤다. 일반 상업영화가 아니어서인지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이 남는다.
장산곶매가 제작한 이 영화는 광주항쟁을 다룬 <오! 꿈의 나라>와 노동자의 투쟁을 다룬 <파업전야>와 함께 선생님들이 전교조 전신인 전국교사협의회에서 활동하다 해직되면서 학교에 출근투쟁을 그린 고전이 된 영화다.
당시 이 영화를 볼 때도 <파업전야>와 같이 영화보기가 쉽지 않았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전경에게 몇 번이나 검문을 받았으나 막 제대한 나는 그 전경들에게 언성을 높여가며 군인행세를 했다.
"군인이 국방부 소속이냐, 내무부(당시 경찰은 내무부 소속이었음) 소속이냐? 너 죽을래?"하며 협박아닌 협박을 했고 또 그 말이 통했다.
그래서 난 무사히(?) 교문을 통과해 그 학교 대강당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 데뷔작이기도 한 영화배우 정진영 씨가 선생님으로 나왔던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대부분이 마지막 장면을 기억한다. 비오는 날 학생들과 함께 닫힌 교문을 열고 학교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그런데 난 엉뚱하게도 기억나는 장면이 선생님(정진영 분)이 칠판에 'L'자 하나 써놓고 학생들에게 L로 시작하는 단어 가운데 제일 먼저 기억나는 것이 무엇이냐하고 질문하자 학생들은 여러 가지 답을 했다. 특히 'LOVE'라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L자에서 강조한 것은 '노동'이었다.
지난 2007년 스크린쿼터 축소로 많은 영화인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반대 1인시위를 했다. 어느 날 정진영 씨가 1인시위를 할 때 물어봤다. 나는 <닫힌∼>에서 제일 기억나는 장면이 칠판장면인데 아직도 'L'이 '노동'이라(물론 대본의 대사였지만) 생각하는냐라고 물어봤더니 정진영 씨는 크게 놀라며 그 영화를 기억하고 그 장면을 기억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정진영 씨는 데뷔작을 떠나 아주 의미있는 영화였다고 나에게 설명했었다.
해직교사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 시대상과 함께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처절하게 정권에 항거하며 투쟁을 생동감있게 표현한 작품이었다.
군에 있을 때는 한참 전교조 창설로 많은 선생님들이 연행되고 있었는데 하루는 내무반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뉴스에 경찰에 연행되는 고등학교 때 선생님을 보게 됐다. 수업시간에 늘 "성적이 아닌 너희들의 삶을 찾으라"고 말한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삶과 꿈을 강조했고, 성적이 아닌 행복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학교는 이런 선생님들을 싫어했고, 학교는 이미 80년대도 교육이 아닌 대학교를 가기 위한 중간공장이 되고 있었다.
17년이 지난 2008년 초겨울 이 영화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며 대신 학생들의 야외 체험학습을 떠난 선생님 7명을 해직했다. 1989년 8월 전교조 대량해직 사태 뒤 가장 큰 규모의 징계라고 기록된 이번 징계는 교육현실을 다시 군사정권시절로 되돌렸다.
학교 교감이 밤 10시에 선생님의 집에 해임을 알리는 통지서를 전해주고, 마지막 수업을 하겠다고 들어가는 선생님을 학교 정문을 걸어잠그고 "당신은 이제 교사가 아냐"하며 못들어오게 하고, 학생들이 해직 선생님을 못보게 하려고 건물 현관과 복도 방화문 셔터를 잠가 학생들이 감옥아닌 감옥에 갇혀 있어야 했다.
또 학부모들이 해직 선생님을 도와 학교에 들어서려 하자 경찰을 불러 경찰병력을 이용해 선생님을 못들어오게 하는 일이 고등학교도 아닌 초등학교에서 벌어졌다.
이것이 2008년 교육현실이다. 하지만 교육만이 아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10년전으로 돌아갔다. 한나라당은 과거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들은 국민을 억압하고 관료만 배부르게 하는 독재를 찬양하는 집단으로 밖에 안보인다.
술자리에서 동료들과 넋두리하다 내린 결론이 "이민가자"였다. 이미 1년은 지났으니까. 그럼 4년은 어떻게 버티지? 정말 이민이나 갈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어제도 오늘도 서울교육청 앞에는 많은 선생님들과 어린제자들이 모여 선생님을 돌려달라고 촛불을 들었다. 또 다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국민은 10년 전의 국민이 아닌 것이다.
내일은 꿈을 가지게 했던 선생님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닫힌교문은 선생님들이 아닌 참교육을 찬성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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