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김영호, 아래 언론연대)는 KBS 생방송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요청서를 제출했다.
언론연대는 5일 오후, 지난 2008년 12월 31일 방송된 KBS <특별생방송 '가는 해 오는 해 새 희망이 밝아온다'>에 대해 '방송은 공적매체로서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는 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7조(방송의 공적책임)제1항과 '방송은 종사자가 이해 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하여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아니된다'는 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9조(공정성)제4항을 위반한 것으로 규정지었다.
또, 시청자의 시청권을 침해하고,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무시한 것으로, 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27조(품위유지)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방송은 품위를 유지하고 시청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조항을 덧붙였다.
언론연대는 "KBS가 당시 현장에 모인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언론 관계법 등 MB악법의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시위를 벌였는데도, 이를 음향효과를 통해 왜곡·조작하고 시위 장면을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방송은 한 개인 또는 한 정파의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방송심의에관한규정에 규정되어 있듯이 방송은 그 대상인 시청자의 권리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연대는 "제야의 타종 행사 현장의 소리와 장면은 편집을 넘어 방송을 조작함으로써 국민 여론을 조작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며, 이는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입맛에만 맞는 방송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방송은 분명 방송을 특정 정파,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고, 결국 방송의 공적 책임을 무시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실제 KBS는 행사장에서 나오지도 않은 소리를 음향효과로 삽입하고, 일반적인 타종 행사와 다르게 시민들의 모습을 일체 비추지 않으면서도 일체의 안내 멘트나 자막을 내보내지 않아 시청자들이 제야의 타종 행사 분위기를 오도하게 만들었다.
그 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 게시물에 대한 '삭제권고', MBC
또한 방통심의위는 'MBC 뉴스데스크'의 미디어관계법 최근 보도에 대해 "공정언론시민연대를 비롯한 일반인들의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차기 회의에서 중점 심의를 하기로 결정"하고 심의착수에 나선 것으로 알지고 있다.
언론연대는 지난해 YTN '랜덱스 2008 파행편성'에 대한 심의요청를 제출한 바 있어 방통심의위는 이번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생민주국민회의(아래 민생회의)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는 다시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국민에게 버림받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악법 강행을 제대로 보도하라"고 요구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석운 공동대표는 "KBS가 80년대 '땡전 뉴스'로 돌아가고 있다"며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시청료 거부 운동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 여름 정연주 전 사장을 몰아낼 때 KBS 종사자들은 '우리는 반(反) 정연주'지만 '공영방송, 민주방송'은 지킨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제야의 종소리 조작 방송을 지적하자 KBS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공동대표는 "지금 KBS가 신뢰도 1위의 방송에서 MB방송으로 전락하고 있는데 KBS 종사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기 위해 KBS의 직원과 노조 모두가 떨쳐 일어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진보신당 이덕우 대표는 "시민들이 제야의 종 행사에서 정권 퇴진을 외친 것은 아마 건국 이래 처음일 것"이라며 "이런 목소리의 의미를 모른다면 KBS 종사자들은 전문인, 지식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무능함을 증명하는 것이니 차라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목소리를 보도하지 않는다면 KBS 기자, PD들은 이 정부와 함께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먹고 살기 위해 멈칫거리고 있다면 땡전뉴스 때 국민들이 시청료 거부 운동을 했던 사실을 상기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생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KBS는 새해 타종행사에 모여든 시민들이 '이명박 퇴진', '악법 반대'를 외치는 유례없는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메인뉴스에서조차 타종식에서 터져 나온 정부 비판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질타했다.
민생회의는 "KBS가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꺾지 않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