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내 모든 초ㆍ중학교에 최소 1개 이상의 영재학급을 정규 교육과정 안에 편성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09년도 중점 추진과제'를 통해 "2012년까지 950여개 전체 초ㆍ중학교에 최소 1개 이상의 영재학급을 운영하고 영재교육 영역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영재학급이 단위 학교에 개설되면 학급당 최대 20명의 학생들이 정규교육과정 안의 특별·재량활동을 통해 혜택을 받게 돼 선진국 수준의 영재교육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직 교사 및 교수진 40여 명이 영재교육과정 개발을 이달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영재교육 대상자는 재능, 창의성, 과제집착력 등을 고려한 '영재성 검사'를 통해 영재교육 대상자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영재교육 담당 홍덕표 장학관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전체 학생의 5∼15% 정도가 영재교육의 수혜자인데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초·중·고 영재교육 대상자는 5624명으로 전체의 0.4%에 불과했다"면서 "지난해 전체 학생의 0.4% 5624명 수준이었던 영재 교육 대상자를 2012년까지 전체 학생의 1∼3%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영재 교육 대상자를 선진국 수준인 3∼5%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영재교육 대상자를 점차 늘려 2010년에는 전체의 1%에 해당하는 13,900명 선까지 확대하고, 2012년까지 연차적으로 전체의 2∼3% 선을 유지하겠다는 후속 조치도 내놓았다.
현재, 방과후 학교나 방학, 주말 등을 활용해 운영해 온 영재학급을 장기적으로 정규 교육과정 안에 편성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다음달까지 영재학급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새 학기에 각 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950여 개 모든 초·중학교마다 1개 이상의 영재학급을 설치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2012년까지 3년 안에 강사 수급 등 준비를 마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포기했다"고 밝혔다.
영재학급은 초·중학교가 신청하면 영재교육진흥위원회가 교육 여건 등을 심의한 뒤 선별 지정한다. 수업은 수학, 과학 같은 교과목의 경우 교과 과정 심화 내용뿐 아니라 창의력과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교과서 밖의 내용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영재학급은 법정 학급으로 인정받아 영재학급 수업을 들은 학생은 국제중이나 외국어고 등에 진학할 때 가산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의 교과 성적만을 따져 획일적으로 반 편성을 하던 과거의 우열반과는 다르다고 설명했지만, 영재교육진흥법시행령에 따라 영재교육은 교과활동 시간이 아닌 재량활동 및 특별활동 시간에 한해 운영되고 있는 것을 운영 범위를 교과활동으로 까지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상시 운영될 경우 우열반 부활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이번 영재학급 운영방안은 교육계 일각에선 우열반 논란과 함께 사교육비가 급증할 것이라는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이선 수석부회장은 "영재학교에 진입하기 위한 사교육이 이루어질 것이고 또 영재학교 수준에 맞추기 위한 사교육이 별도로 이루어질텐데 이것이 진정한 바람직한 영재교육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면서 "나아가 성적에 따라 학생들의 영재성을 판단하는 왜곡된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영재 선발과 교육 방법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영재교육을 한다는 것은 넌센스다"며 "영재학급은 결국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따로 모아 명문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한 학급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의 우려는 영재학급이 진정한 영재를 발굴해 교육을 하기보다는 특목고 등을 진학하기 위한 학급으로 전락하면서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 조성이 이루진다는 것이다.
특히,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영재 학급에 들여보내기 위해 사교육에 더 매달린다는 지적은 이를 반증하듯이 각 학원마다 이번 방안이 발표되기 전에 영재학급 위한 반을 따로 편성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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