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8월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처음으로 외국 인사를 공식 접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평양방송, 중국 신화통신은 23일 김 국방위원장이 북한을 방문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인터넷판도 김 국방위원장이 왕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했다는 짤막한 소식과 함께 접견하는 사진 4장을 게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중(북·중) 친선의 해' 정초에 북한을 방문한 중국 공산당 대표단을 열렬히 환영하고 왕 대외연락부장과 따뜻하고 친선적인 담화를 한 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찬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방송들은 왕 대외연락부장이 설(중국은 춘절)을 맞이하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축하인사와 친서, 선물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사의를 표하고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과 국가 지도간부들에게 '음력설' 축하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신화통신에 따르면 후 주석 친서의 전문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이번 친서에는 후 주석이 2006년 1월 이후 3년째 방중하지 않았던 김 국방위원장을 공식적으로 초청했다.
이어 김 국방위원장은 후 주석의 친서에 대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의 긴장상태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의하면 후 주석은 "수교 60년 이래 양당(공산당과 노동당)과 양국(중국과 조선)의 윗세대 지도자들이 힘을 합쳐 창건하고 배양한 중조간 우호협력 관계가 부단히 발전해 오면서 오랫동안 더욱 공고해졌다"며 "나는 조선과 손을 잡고 함께 노력해 양국 수교 60주년과 중·조 우호의 해란 좋은 기회를 맞아 각 영역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심화시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후 주석은 "김 국방위원장에게 편리한 시간에 다시 한번 중국을 방문해 주시기를 희망하며 당신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김 국방위원장이 이끄는 조선노동당의 영도하에 조선 정부와 인민들이 강성국가를 건설하는 사업에 반드시 새롭고 더 위대한 성취가 있을 것"이라고 김 국방위원장을 중국에 공식적으로 초청했다.
이에 김 국방위원장은 "후 주석의 방중 초청을 매우 기쁘게 받아들인다"면서 "중·조 관계는 과거에도 중요했고 현재도 중요하며 미래에도 역시 중요하기에 조선의 일관된 입장으로 조·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올해를 조·중 친선의 해로 정하고 각종 행사를 마련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국방위원장은 "중국의 경제사회가 크게 발전한 것을 매우 높이 평가하며 작년에 중국은 유례없는 고난을 극복하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중국의 국가 위상을 드높였기에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국 인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조선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한반도 정세의 긴장상태를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접견 자리에는 북측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주북한 중국대사관의 류샤오밍 특명전권대사가 함께 했다.
이번 면담 장면은 신화통신이 직접 찍은 사진 10장을 공개했고, 북한 매체들고 신화통신의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김 국방위원장과 왕 부장과의 구체적인 접견장소와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뒤 외부 인사를 만난 것은 지난해 6월 18일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의 면담 뒤 220일만에 이루어진 것이며, 외국인사를 접견을 통해 건강이 회복됐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전문가들은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3년 이후, 해마다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고위 간부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특이, 왕 대외연락부장은 김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던 2004년 4월과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한 2005년 2월 등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김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이번 김 국방위원장과 왕 대외연락부장의 면담에 대해 BBC, CNN 등 서방 외신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방외신들은 지난 21일 북한 조선노동당의 초청으로 왕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방문하자 후 주석의 신년메세지를 예전처럼 김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졌었다.
이에 따라 중국 신화통신이 김 국방위원장과 왕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는 소식을 보도하자마자 서방외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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