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지난 4일 '용산 진압작전' 당시 무전기를 이용해 현장 상황을 들었는지를 묻는 검찰의 서면 질의에 대해 "당시 집무실에 무전기는 있었지만 켜놓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내정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김유정 의원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른 새벽 경찰특공대까지 투입된 작전을 사인하고 지휘하는 분이 무전기를 꺼놓았다면 경찰 지휘관으로서의 기본적 자세가 문제 아니냐"면서 "무전기를 꺼놓은 것만으로도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질타를 했었다.
그러나 정치권 뿐만아니라 경찰관계자 측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요 진압작전에 투입되는 경찰 시위전담 전·의경 제대자들은 대테러작전 등 특수상황에만 출동하는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김 내정자가 무전기를 꺼 놓았다는 진술에 거짓말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황실에서 청장실에 매분 상황보고를 하기 때문에 만약 청장에게 상황보고가 안됐다면 경찰 보고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무전기를 꺼놨다는 것은 심각한 직무태만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전·의경 제대자들은 "설사 꺼놨더라도 관내 모든 무전상황을 실시간 청취하여 보고하고 있어 청장은 상황이 급박할 경우 직접 무전지휘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경찰은 일사분란한 지휘·보고가 생명이기 때문에 경찰 집무실과 관용차량은 물론 화장실에 가면서도 휴대 무전기를 소지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의 무전망 체계는 크게 서울청 무전망과 각 경찰서망, 각급 경찰·전의경 부대망, 기타 특수 무전망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중요 시위상황의 경우, 관내 경찰서 서장과 경비교통과장, 정보과장 등 집회시위 관련 담당이 현장상황을 지휘하고 또한 서울청 경비부, 정보관리부 등에 실시간 상황을 무전으로 지휘·보고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서울청 치안상황실과 서울청장 집무실 무전기로도 전달된다.
또한 전·현직 하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무궁화클럽' 전경수 회장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 "병력이 1000명 이상 투입되어 있는 상황에서 지휘관은 무전기를 상시 켜놔야 한다"고 규정했다.
전 회장은 "부하가 공을 세운 데 대해서도 영광이고 본의 아니게 부하가 숨지게 된 것도 지휘관이 관리책임"이라며 "지휘관이 무전기를 왜 꺼놓았는지 모르겠지만 내 상식으로는 켜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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