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명박 정부 취임 1년 여성정책에 대해 낙제 점수를 메겼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8일, 이명박 정부의 여성정책 1년에 대한 평가 기자 간담회에서 분야별 평가위원들은 ▲ 성평등 정책의 실종 ▲ 여성인권 의식과 젠더 거버넌스 부재 ▲ 가족·보육정책의 후퇴 ▲ 구호뿐인 여성일자리 창출 등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번 평가에서 "출범 초기부터 여성부 폐지를 거론하면서 성평등 정책을 낡은 것으로 치부했다"면서 "여성계의 반발로 여성부는 존치되었지만, 2007년 1조 1,994억원에서 2008년 539억원으로 1년 만에 95.5%가 줄어든 예산 규모와 직원 100명의 초미니 부서로서 실질적 여성정책을 전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 정권에 남아있는 여성정책이라고는 여성부의 기본 업무인 '여성폭력에 대한 지원사업'과, 경제 살리기 관점에서 시작한 '여성일자리 창출 사업'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2008년 여성부는 청년여성과력단절 여성 취업지원, 여성인권 보호 및 종합지원, 양성평등기본법 제정 등 여성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주요 사업이었고, 2009년에는 여성의 힘으로 경제 살리기, 아동·여성이 안전한 사회 만들기,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정책 펼치기가 주요 과제로 설정되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007년 대선 당시 '다른 부처에 흩어져 있는 기능을 여성가족부로 모아주겠다', '양성평등에 대한 전담부서의 기능강화가 필요하다'는 여성계와의 약속은 철저한 거짓말이고, 여성인권에 대한 협소한 인식으로 '선진국 수준의 양성평등을 이루겠다'는 <이명박 정부 100대 국정과제>는 공허할 뿐"이라며 "여성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된 가족정책과 보육정책 또한 위태롭고, 각 대상별 지원책 외에는 다른 정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정책의 체감도 제고와 보육담당 공무원의 업무 경감을 이유로 내세워 수백억에 달하는 전자바우처 도입을 강행하면서 자녀양육수당이나 전자바우처는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며, 보육의 시장화·자율화를 재촉하게 되어 결국에는 부모들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여성인권 분야 평가에서도 담당공무원들의 여성인권감수성 부족, 민간단체를 지도와 관리의 대상으로 치부, 민간위탁 해지 등 일방적 거버넌스 폐기 등을 꼽았다.
이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일자리 창출은 구호만 있을 뿐, 계획도 없고 성과도 알 수 없다"면서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한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좋은 일자리 50만개 창출'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절하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와 인권의 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과 차별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체계는 단절을 넘어 감시와 통제, 분열의 수준에 이르고 있어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더욱 심화된다는 증거는 최근 벌어진 몇몇 강력범죄 사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 여성부 강화 및 성평등기본법 제정 ▲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 보육정책 수립 ▲ 젠더문제와 가족문제를 결합한 종합적인 가족정책 수립 ▲ 종합적 저출산 대책 수립 ▲ 괜찮은 여성일자리 50만개 창출 ▲ 비정규직법 개악 중단, 공공부문 여성비정규직의 정규직화 ▲ 가정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관한 장단기 계획 수립 ▲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및 예방을 위한 성인적 관점의 장기적인 여성정책 추진 체계 마련 ▲ 형법 개정 (성적자기결정권침해, 친고죄 폐지, 공소시효 정지 및 연장 등) ▲ 성매매알선행위등 처벌법의 집행력 강화 ▲ 국제결혼 유입과정에서의 여성의 상품화와 인권 침해 방지 정책 ▲ 가족주의적 사회통합 정책보다 인권지향적·성인지적·다양성 수용정책 수립 ▲ 여성장애인의 평생교육권 보장 ▲ 예산과 정책의 쏠림 현상 조정 등 15가지 각 분야별 주요 정책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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