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
임내규 전 산업자원부 차관이 전파하는 웃음꽃, ‘봉수야 그만 좀 웃겨!’
‘밤낮으로 무서운 긴장 속에서 살아가면서
웃지도 않는다면 아마도 나는 죽고 말 것이다’ 에이브라함 링컨의 말처럼 웃음은 우울한 현실을 살아가게 만드는 위안이 된다. 북핵문제와 경기침체
등으로 한껏 침울해져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그래서 웃음은 더욱 간절하다. 잠시나마 고민을 떨쳐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껏 웃어보는 것.
그럴 기회가 없다면 때로는 유머집 한 권을 사들고 직접 웃음 사냥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공직시설
유명한 입담가, 작가로 변모
어느 할머니가 택시를 탔다. 요금이 만 원이 나왔는데 할머니가 오천 원만 냈다. 택시 기사가 말했다. “할머니, 요금이 만 원입니다.”
할머니가 말했다. “이 놈아! 너는 안타고 왔어?”
이번에는 어느 할아버지가 택시를 탔다. 이번에도 요금이 만 원이 나왔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8,400원만 냈다. 택시기사가 말했다. “할아버지,
요금이 만원입니다.” 할아버지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놈아! 너 1,600원부터 시작한 거 다 안다. 잉!”
예전에 들어본 듯 하지만 여전히 웃음을 머금게 하는 이야기 150여 편이 수록된 ‘봉수야 그만 좀 웃겨!’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11회로 공직에 입문한 임내규 전 산업자원부 차관이 지난 3월초 공직에서 물러난 뒤 설립한 ‘회사유머경영연구원’의 첫 작품이다. 공직시설
구수한 입담으로 유명했던 임 전 차관이 아호인 해사(海史)를 필명으로 펴낸 이 책은 그가 평생 채록한 이야기 중 일부를 발췌해 구성했다.
“웃음꽃이 활짝 핀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이 책이 한 몫 할 수 있다면 더 없는 기쁨이요 영광이 되겠다”고 취지를 밝힌 그는 ‘유머경영’이라는
신개념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유머경영이란 최고경영자부터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사고 자체를 유머러스하게 하면서 항상 여유를 가지고 노력하는
문화를 조직 내에 구축하려는 경영을 의미하는 것으로, 임 전 차관은 “노사간에도 서로가 유머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면 당연히 노사분규의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외설이 아닌 해학적, 풍자적 음담
책의 절반 가량은 걸쭉한 음담이 차지한다. 그러나 단순한 외설로 보기에는 그 안에 해학과 풍자가 담겨있다.
어느 과부가 있었다. 과부는 남편이 죽은 뒤 오랫동안 남자와 사랑 한 번 하지 못했다. 과부는 우연한 기회에 외지에서 온 사내와 눈이 맞았다.
과부와 사내는 가끔씩 사랑을 하는 사이가 됐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 사이에 과부와 사내의 소문이 퍼져나갔고, 마을 사람들은 과부의 행실이
아이들 교육상 나쁘다고 판단해 과부를 마을 지서에 고발했다. 과부는 지서 순사에게 붙들려갔다. 순사가 과부를 타일렀다. “당신! 외간 남자와
정을 통해도 되는 거요?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과부는 순사에게 사정했다. “순사 나리, 다시는 안 그럴 테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순사는 과부를 방면해 주었다. 과부는 나와서 지서를 향해 소리쳤다. “야, 이 놈들아! 언제부터 국가가 내 몸을 관리해 주었냐?”
임 전 차관은 가급적 저속한 표현을 삼가되 해학적 요소로 토속적 표현을 차용했다. 또한 그는 유머를 “행복한 직장,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지적하면서 자신이 세워둔 유머 연출의 원칙 몇 가지를 소개했다.
첫째, 유머를 이야기할 때 자신감을 갖고 말할 것. 둘째, 듣는 사람들의 수준을 얕잡아 보고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지 말 것. 셋째, 논리적으로
지나치게 비약하거나 황당하게 스토리를 전개하지 말 것. 넷째,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내용을 철저히 숙지하고 있을 것.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